충남도가 만성적자 지방의료원 지원을 더욱 강화하면서 의료시설 확충에 대한 환영과 함께 방만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시설 개선은 물론 의료원 운영비가 모두 도민이 낸 세금이라는 점에서 부정수급 등의 행태가 만연한 의료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1일 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천안·공주·서산·홍성의료원 4개 도립 병원 시설 확충을 위해 국비와 도비 158억 원을 투입한다.
천안 의료원은 2억 2000만 원을 투입, 언덕 도로에 열선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인다. 전신만취기 등 31종의 의료 시설 구입을 위해서도 4억 3400만 원이 지원된다. 오는 9월 신축 이전이 예정된 공주 의료원은 기숙사 증축과 장비 등을 새로 마련한다. 올해만 55억 6400만 원이 들어간다. 서산의료원은 지난해부터 심혈관 센터 등 시설을 확보하고자 재활병동, 기숙사, 격리병동 등 기반 구축을 진행 중이다.
홍성의료원에는 8억 원이 투입돼 응급의료시설을 확충한다. 18억 9000만 원 상당의 의료장비 개선도 진행된다. 또 홍성은 재활병동센터(기존 투입 68억 원·올해 30억 원)도 오는 6월 신축된다.
대대적인 의료시설 확충에 도민들은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가 앞선다.
한 중견 도의원은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의료원 경영실태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 게 현실”이라며 “혈세 낭비 부분이 있으면 뼈를 깎는 고통이 있어야 하는데 부정수급 등 방만경영이 만연해 근절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적자에도 공공의료란 명목으로 계속 돈은 투입되다 보니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의료원 경영난은 심각하다.
지난해 9월 말 진료과별 수입 및 인건비 등 지출명세를 보면, 천안의료원은 37억 5311억 원의 적자가 났다.
공주의료원은 23억 8711만 원, 서산과 홍성은 각각 22억 3664만 원, 33억 2780만 원의 적자를 냈다.
원인은 원장과 의료진의 고액연봉 등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2014년 기준 4개 의료원 원장 연봉은 1억 1000만~1억 3000만 원 선이며 진료부장은 2억~3억 7000만 원 정도다.
부정수급도 만연하다.
도 감사위원회는 2012~2014년 의료원 관리 실태를 감사해 50명에게 24억 4477만 원의 직책·특정 업무수당이 근거 없이 지급된 것으로 밝혀냈다.
일부는 직원에 적용되는 병원비 감면 혜택을 도 외 거주자에게 제공, 재정 손실을 입혔으며 가족부양 수당 등도 부정하게 챙겼다.
규정을 어기고 의료진에게 억대 급여도 지급됐다. 지난해 서산의료원은 13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는데 의료진 평균 성과급이 1억5000만 원, 최고 2억 원을 넘기도 했다.
자기공명영상(MRI) 보수업체를 수의계약 하면서 인근 의료원과 비교해 최대 4800만 원 많게 계약을 체결한 사항도 지적받았다.
내포=구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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