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화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등교 거부증- 분리 불안 두려움 때문=아이들이 무작정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거나 학교에 갈 시간만 되면 머리가 아프다거나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학교에 갈 수가 없다고 하는 경우에 부모는 난감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이를 '등교거부증', '학교거부증', '학교공포증' 등으로 부른다.
등교거부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이 학교에 입학을 하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에는 분리불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학교자체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엄마로부터 장시간 떨어져 있는 것 자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학교에 갈 시간만 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여러 가지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영유아기 때 애착관계가 적절하게 형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러한 분리불안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으며 부모가 지나치게 과보호하는 가정, 가족끼리 서로 지나치게 의존적인 가정 또는 가정불화가 많거나 엄마가 어떤 이유로 해서 장기간 집을 떠나 있었던 가정에서 분리불안이 발생하기 쉽다.
아이가 분리불안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을 겁내는 경우에는 아이의 불안정도를 점검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일정한 기간 동안은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데리고 가서 수업 중에는 교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수업이 끝나면 데리고 오도록 하고, 점차로 부모가 학교에 같이 머무는 시간을 줄여가도록 하며, 나중에는 학교에 데려다 주기만 하고, 종국에는 아이 혼자서 학교에 가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분리불안을 악화시키는 가정 내의 요소가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둘째, 지능이 떨어지거나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에 가기를 싫어할 수 있다. 학교에 가도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고 노력을 해도 성적이 나쁘게 나오는 것이 반복되게 되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어서 학교에 가는 것을 꺼려하게 된다. 지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아이의 능력에 맞는 교육기관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셋째, 우울증, 사회공포증, 기타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인해서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이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할 경우에는 정신질환의 증상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필요할 경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할 경우에도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이러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보복이 두렵거나 더욱더 따돌림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부모나 선생님에게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항상 아이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와 대화를 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이가 이러한 상황에 처할 경우 조기에 이를 발견하여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 약물행동치료로 개선=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란 한마디로 '부산하고 산만한' 것을 의미한다. 몸을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고 꼼지락거리기도 하고 쉼 없이 뛰어다니고 정신을 사납게 만들기도 한다. 참을성도 부족해서 차례를 잘 기다리지 못하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바로 들어주지 않으면 심하게 떼를 쓰기도 한다.
학습을 할 때도 주의집중을 못해서 공부하라고 하면 5분을 채 넘기지 못하기도 하고 10분이면 풀 수 있는 학습지를 1시간이 되어도 완성하지 못하기도 한다. 꼭 해야 할 일을 일러주어도 “언제 그런 말을 들었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그 일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많이 듣게 되고, 친구들과의 다툼도 잦게 되며 때로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도 된다. 또한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학업성적은 기대한 것보다 낮게 나오게 된다. 초등학교 1, 2학년 내내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3, 4학년에 접어 들어서는 아이들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서 불안, 초조, 자신감 상실 및 위축감등을 느끼게 되며 때로는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나중에 성장하면서 문제아, 문제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교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상당히 흔한 질환 중 하나”라며 “국내에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해당되는 행동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100명당 8~9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이들 중 약 70~80%에서 뚜렷한 효과, 즉, 행동이 차분해지고 주의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진단은 물론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하게 되지만 아이들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다음과 같은 설문지(코너스 간편진단 설문지)를 이용함으로서 간단하게 체크해 볼 수 있다. 이 설문지의 점수를 모두 합한 점수가 16점을 넘게 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서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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