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살아?” 내포신도시(이하 내포)로 눈을 돌렸던 인근 도시와 출향 청년들이 한숨을 내쉬며 하는 얘기다.
28일 충남도와 홍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만 951명이 전입 신고한 내포는 84.5%가 50세 미만 젊은층이다. 신도시로 새 보금자리를 찾아 온 10대 이하 자녀 동반 20~40대가 주류다.
그러나 유입인구 만큼 내포를 외면한 젊은층도 적지 않다.
출향인 이모(34)씨는 “예산에 일자리가 많지 않아 천안에 정착했다. 지금은 고향겪인 내포에 관심이 가지만, 기업도 없고 하다못해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 한 마디로 먹고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동안 내포 아파트와 직장을 알아보던 이 씨는 결국 이주 결심을 철회했다.
기업과 대학, 대형마트, 상가의 유치는 정주여건을 떠나 일자리 측면에서도 시급해 보인다.
내포가 타 도시와 다름없는 아파트 숲이라는 지적은 이주공무원을 비롯해 안정선 도 여성정책개발원장, 강현수 충남연구원장, 이상선 도 자체평가위원장 등 수 많은 도 산하기관장에게서도 나왔다.
심지어 안희정 지사도 지난달 14일 “300만 평 면적에 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하는 아파트 빌딩숲의 도시가 된다. 21세기에 모범이 되긴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수용해 개선시킬 건 없는지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강익재 충남개발공사 사장은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토지까지 모두 분양한 내포를 기존 계획과 다르게 조성하는 것이 이제와 쉽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내포'하면 떠오를 수 있는 상징타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청사 이전으로 잠시 전국적 관심을 모으던 내포는 이제는 원도심 주민과 출향인, 이주 공무원들의 관심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의 한 선임 공무원은 “'내포신도시로 오세요'라고 자신 있게 유치·홍보 활동을 펼쳐야 하지만, 그렇게 말할 근거나 '건'이 없다”고 진단했다.
인근 불량배들이 공사장으로 학생을 끌고 와 폭행ㆍ갈취ㆍ협박(지난해 4월~12월)하고, 외지인인 공사장 직원이 절도행각(2014년 11월3일)을 벌이기도 한 내포는 경찰 지구대조차 없는 치안 사각지대다.
인근 홍성 홍북지구대나 예산 덕산지구대가 관할하는데 신고 시 중복, 지연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에선 일선 경찰관서나 경찰의 모습이 보이지 않다보니 여성과 학생 등은 두려움을 호소한다. 이와 달리 주민을 위해 행정(주민센터·보건소), 소방(내포119센터), 교육(초·중·고) 등의 기관은 이미 들어섰다.
예산ㆍ홍성 경계에 조성된 내포신도시는 불균형 개발 논리로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예견된 이 갈등을 중단하고 도청 소재지로서 충남 중심 도시로 발전하려면 예산ㆍ홍성 통합시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통합에 무게를 두는 홍성과 달리 예산에선 균형발전과 행정업무의 유연성만 있으면 따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론화로 의견부터 나눠야 하지만 행정당국과 정치권은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외면만 하는 게 현실이다.
내포는 도와 예산ㆍ홍성군, 충개공, LH, 건설업자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미루기 행태가 만연, 책임지는 사람이나 기관이 없다.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다수의 이주공무원은 “도청 이전으로 형성된 도시인만큼 내포는 도 수장인 지사가 애정을 갖고 건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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