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동기생 감금 폭행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성교육 강화 프로그램 확대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28일 지역사립대 도서관에서 만난 이모(21·여)씨는 “선배들이 직접적으로 술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안 먹으면 눈치를 준다”며 “신체적인 폭력만 폭력이 아니다. 무시하는 말투에서 모멸감을 느낄 때가 많은데 어디에 알릴 수도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사립대생 박모(22)씨도 “(선배들이) MT 등 학과 행사에는 무조건 참석하라고 압박을 준다”며 “깍듯이 인사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선배가 시키면 무조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아탑이 '군대식 문화'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수직적 관계의 내부 구조로 인해 피해자들이 폭행을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알리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반복되고 있는 폭력행위 근절을 위해 대학과 학생회 간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학도 건전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인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충남대는 지난 2013년부터 교내 인권센터를 운영해 전문가가 오리엔테이션 현장에서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올해 공동체 의식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밭대도 지난 26일 정신건강 위기학생의 위험 요인을 미리 예방하고자 '위기 스크리닝 검사'를 진행했다. 정신질환과 충동성, 공격성 등을 측정하고 검사결과에 따라 개인상담이 이뤄진다.
대전대와 목원대, 건양대 등도 학과 MT 진행시 과도한 음주와 기합 방지를 위한 주의·지도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종천 목원대 학생복지과장은 “일방적인 행사 진행보다 선후배간 함께 참여하는 공연을 기획해 자연스럽게 소통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취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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