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대전시립합창단의 정기공연을 앞두고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Winfried Tollㆍ61ㆍ독일)을 24일 늦은 오후 대전시립합창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해 말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독일로 간 톨은 프랑크푸르트음대 합창지휘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프랑크푸르트 칸토라이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그곳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달 3일 새해 첫 정기연주 ‘봄 향기 가득한 유럽의 민요와 마드리갈’을 위해 지난 23일 입국한 톨은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톨은 이번 연주회에 대해 “3월, 봄에 걸맞은 꽃과 사랑을 중심 테마로 한 곡들을 선곡했다”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색이 풍부한 곡들과 합창으론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그의 곡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톨은 올해 합창단의 주요 공연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독일 작곡가 막스 레거(Max Reger)의 사후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규모 오케스트라 반주와 합창을 소규모 편성 편곡한 무대다. 또 하나는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오케스트라 대규모 편성을 줄여서 합창단과 연주하도록 편곡해 특별한 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이 같은 편곡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대전시립합창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톨은 합창단 수준 향상의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톨은 “합창단이 유연해지면서 유럽 음악에 대한 표현이 상당히 좋아져 현재 유럽의 톱클래스에 버금가는 경지에 오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유명 축구팀이 자국에서 우승하면 해외 팀과 경합하며 실력을 보여주는 것처럼 합창단도 해외에서 실력을 보여주는 연주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톨은 끝으로 연주회장을 찾는 시민에게 “물질만능주의를 버리고 마음과 마음이 함께 느낄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내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고 또 때로는 풍요로움을 느끼는 귀한 순간을 만들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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