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산수변생태공원 |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보니 안 물어 볼 수가 없어 질문을 던졌다. “강경이란 곳은 조금 더 가야하는데 그냥 거기 까지 갈까? 아님 바로 옆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을 갈까?”
아이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군사박물관'을 외쳤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차를 오래 타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좌회전 신호를 받고 4km 정도를 가니 계백장군유적지와 백제군사박물관이 나왔다. 유적지 바로 앞에는 수변생태공원이 있는데 우리는 유적지와 박물관을 다 보고 나오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차량을 세우고 제일 먼저 안내판을 살펴보았다. 계백장군의 묘, 충장사, 충혼공원을 비롯해 국궁과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 있었다.
어느 곳을 구경할 지 동선을 잡은 뒤 메인 건물인 박물관 내부로 들어섰다. 박물관은 크지 않았으며 입장료도 없었다. 1층으로 들어서니 옛 선사시대의 무기와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시간에 흔히 배웠던 뗀석기와 간석기 등을 비롯해 청동기 시대의 무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가운데에는 말을 타고 영토를 확장했던 옛 선조들의 모습을 재현한 밀랍인형이 설치돼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저런 물건들이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쟁의 도구로 사용이 됐을까 할 정도로 생각이 드는 낫과 도끼 등의 무기들도 전시돼 있다. 그렇게 1층을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계백장군의 성장기를 그린 그림이 한 쪽 벽면에 걸려 있었고 간단히 퍼즐형식으로 맞출 수 있는 투구와 갑옷이 놓여 있었다. 박물관 관람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산책을 겸한 구경을 마친 후 박물관 옆에 자리한 계백장군의 묘와 충장사를 둘러보았다. 비록 백제란 나라가 삼국통일에 실패해 멸망의 길로 들어섰지만 한 나라의 장군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전쟁터를 누볐을 당시 상황을 떠올리니 숙연함이 밀려왔다. 유적지를 나오며 충혼공원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거기엔 말을 타고 백제군을 호령했던 계백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충혼공원을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주차장쪽에서 올라가는 방법과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 박물관쪽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어디로 오르던 크게 상관이 없다. 동선을 감안해 편한곳으로 오르면 된다. 다만 박물관쪽은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올라가면 탑정호도 볼 수 있다.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 수변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적지에서 수변생태공원은 걸어서 10분, 차로는 약 2분이 소요된다. 생태공원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비가와도 구경을 한다는 일념하에 우산을 꺼내 들고 생태공원으로 들어갔다. 잘 조성된 정원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렇게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정자가 나온다. 사진도 찍고 바로 앞 탑정호를 관람할 수 있는 일종의 전망대인 셈이다. 그곳에서 바라본 호수는 원시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고 물 위를 떠다니는 오리의 모습에서 평화롭기까지 했다. 더욱 더 굵어진 빗줄기에 황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봄이 되면 꽃과 어우러진 생태공원이 나들이와 산책에 있어서는 최적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쉽지만 봄이 오면 다시 방문하리라 마음을 먹고 발길을 돌렸다.
가는 길-대전에서 논산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 부적면에서 충곡로로 4km를 더 들어가면 된다.
먹거리-들어가는 길에 식당이 몇 곳 있으며 더 들어가면 탑정호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식당이 많이 있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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