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1980년대 VTR이 귀하던 시절 심야다방은 에로 비디오를 틀어 손님을 유혹하고, 80년대 초반까지 절정에 달했던 음악다방은 80년대 중반부터 점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80년대 초에 커피숍이 등장하고, 다방 또는 다실이란 명칭이외에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 주변으로 커피숍이란 명칭이 등장하기 시작 합니다. 첨단 인테리어로 무장한 커피숍에 밀린 다방은 도심의 변두리와 중소도시 농어촌지역으로 전전하다가 1980년대 후반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일명 '티켓다방' 과 같은 퇴폐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다방커피의 황금비율은 커피1, 프림2, 설탕2. 다방의 황금비율은 이후 커피믹스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프림'의 정확한 표현은 '커피 크리머'이며, '프림'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설탕과 크리머가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블랙커피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다방커피가 커피의 전부인줄 알았던 시절, 블랙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서구적이고 멋진 사람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많던 다방을 사라지게 한 첫 번째는 1976년 동서식품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커피믹스입니다. 때마침 정수기가 보급되면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전쟁 중인 나라를 제외하고 인스턴트커피를 더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고 대형마트에서 커피믹스는 라면과 쌀을 제치고 매출 1위상품으로 등극했습니다.
다방을 사라지게 한 두 번째는 커피자동판매기입니다.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에서 커피 자동판매기 400여대를 들여오면서 자판기 시대가 도래합니다.
다방을 사라지게 한 세 번째는 전자오락실과 노래방입니다.
새로운 여가 공간인 오락실과 노래방은 사람들의 약속 장소를 바꾸게 됩니다.
다방을 사라지게 한 네 번째는 외식산업과 대형 커피전문점의 확산입니다. 또한 음식점에서 서비스로 미니 자판기 커피와 커피믹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다방은 점점 우리 눈에서 사라집니다.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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