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제공 |
화제의 드라마 '시그널'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매회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장악하는 등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모방 범죄와 안전을 염두에 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 시그널은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9화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이 1997년 홍원동 살인사건의 세 번째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제로 남겨져 있던 사건을 차수현(김혜수 분)이 과거 직접 겪었던 사건임을 기억하며 숨겨져 있던 사건과 연결지어 해결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날 차수현은 지난 1999년 이재한(조진웅 분)이 맡은 홍원동 살인사건을 몰래 조사하던 중 피해자처럼 행동하다 범인의 표적이 됐다. 세 번째 피해자로 지목된 그녀 역시 다른 피해자처럼 검은 봉지에 뒤집어 씌워진 채 죽을 뻔했고, 가까스로 기지를 발휘해 죽음을 면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김혜수는 실감나는 피해자 연기를 위해 직접 봉지를 뒤집어쓰고 열연을 펼쳤다. 베테랑 연기자답게 숨소리는 물론이고 눈빛, 행동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열연해 보는 내내 숨이 막히는 호연이 돋보였다.
20일 방송된 10화에서는 박해영(이제훈 분)은 마지막 피해자의 다이어리를 통해 연쇄살인범(이상엽 분)에 대한 수사를 좁혀가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이날 역시 수사망이 좁혀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디테일한 극의 묘사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막장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시그널의 등장은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의 범죄 수사물과 달리 타임워프(Time warp, 시간왜곡) 형식을 사용해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극중 가해자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도 해 착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볼수록 불편하고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가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타임워프라는 판타지 분위기를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그널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극 안에 나오는 소재가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부끄럽고 참혹한 과거의 해당 사건들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사회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좋은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요즘, 이 드라마를 보고 비슷한 범죄가 벌어질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드라마라 더욱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미디어에 노출될수록 모방 범죄는 더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안그래도 모방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데 시그널 보고 따라 할까봐 걱정이다(yos**)'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사이트에도 '예전에 남편이 마중 나온 적이 있는데 (남편이) 25분 남짓을 내 뒤를 따라 온 적이 있다. 그 사실을 난 모르고 그냥 가다보니 나중에 어쩜 그렇게 눈치를 못채냐고 화를 내는데 반면에 누군가 내 뒤를 조용히 밟았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시그널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나 무서웠다(kts9****)' 등의 글이 게재됐다.
종영까지 단 6회만을 남겨둔 시그널 측이 이같은 우려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며 극의 흐름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컷뉴스/중도일보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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