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살배기 딸과 함께 세계여행 중인 조선족 주춘섭씨 가족이 22일 대전 유성구 새싹나라유치원을 찾았다. |
잘나가던 사업체와 집을 정리하고 아내와 네살배기 딸과 함께 세계여행 중인 조선족 주춘섭(35)씨가 대전을 찾았다.
22일 대전 유성구 새싹나라유치원에서 만난 주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프차 하나만으로 세계일주 중이다.
지난해 말 중국 티베트와 신강 등을 제외한 전 지역 여행을 끝냈고 몇 개월간 한국 전역을 누빈 후 일본, 유럽 등으로 떠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이벤트 사업을 하며 넓은 아파트와 자가용까지 소유했던 주씨가 갑작스럽게 세계여행에 나선 것은 딸 은서가 행복한 아이로 자라길 바랐기 때문이다.
주씨는 “사업을 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보니 아이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며 “문득 '내가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사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빠, 엄마와 손잡고 떠나는 세계여행을 통해 딸아이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내 전소연(32)씨는 “은서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였는데 여행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낯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며 흐뭇해했다.
다만 세계 일주를 떠나면서 학교에 다녀야 할 딸아이의 공부나 공동체 의식이 걱정이 들었다.
그는 “보통 친구들이 누리는 유치원 생활을 못하니 주변 사람들도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한다”며 “아이 성장에 어려움이 없도록 전문가 조언도 많이 구하고 있다. 또 그날그날 여행하는 곳을 메신저에 알리면 그 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가족들을 만나 교류하며 소통한다”고 답했다.
주씨가 이날 대전의 유치원을 찾은 것도 그 이유다.
연신 “행복하다”고 말하는 주씨는 “단순히 놀고 먹는 세계여행이 아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일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발휘하며 새로운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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