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창조경제' 구호에 맞춰 산·학·연 기관에 R&D 성과 기술을 사업화로 연계하라는 대임(大任)이 주어졌다.
25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출연연은 연구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각 출연연 본연의 특성과 무관하게 기술사업화전담조직(TLO)을 꾸려야만 했다. TLO는 개발된 기술을 사업으로 연계하는 조직이다. 출연연이 아닌 타 기관에서도 앞다퉈 TLO를 설립했다.
이렇게 4년동안 정부에서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TLO에 투입된 예산은 2배, 인력은 130여명이 늘었다. 그 결과, 과잉 TLO 탓에 연구 성과 수요와 공급에 혼선이 발생하기도 하고 보여주기 식으로 조직만 설립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급증한 TLO의 현황과 이에 따른 장ㆍ단점을 살펴보면서 TLO의 올바른 방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현 정부는 창조경제 성과와 관련, 국가 R&D 성과를 사업화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정부기조에 따라 TLO에 대해 정부는 아낌없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 TLO 관련 예산이 5년 동안 553억8900만원(2011년12월 기준)에서 1063억6200만원(2015년6월 기준)으로 늘었다. 4년 만에 약 2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각각의 출연연 총 예산에서 TLO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1년 1.56%에서 2015년 2.45%로 크게 늘었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447명이던 인력은 4년만에 132명 늘어나 579명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과감한 예산과 인력 투자에 앞서 2013년부터 각 출연연에 TLO 전담 조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꾸리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출연연 마다 성과확산 기능을 맡는 기술이전사업화실, 마케팅팀, 기획실 등의 조직이 있었지만, 이 조직들이 성과확산 기능만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로 승격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출연연마다 TLO 전담 조직을 꾸리기엔 무리가 따른다.
출연연마다 본연의 특성 때문에 모든 출연연이 성과확산에 열중하기란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산업과 밀접한 출연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출연연이기에 연구기간도 오래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한 관계자는 “정부 출연연의 특성과 성과에 맞게 기술이 사업화돼야 한다”며 “기초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원은 기초 연구를,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연구원은 성과 사업화를 지원해 주는 등 트랙을 분리해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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