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학교 지정만으로 전체 일반고의 역량 강화로 확산될지도 미지수인데다 특목고에 준하는 커리큘럼으로 인해 명문대 준비반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일반고에서 특정교과 중점 과정을 운영하는 '교과중점학교'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현재 '교과중점학교'는 과학·체육·예술 3개 교과 분야, 113개교가 지정돼 있다. 교육부는 이를 외국어·국제·사회·경제 등으로 확대하고 학교도 올해 200개교, 내년 300개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중점학교 확대로 과학, 예술, 체육뿐 아니라 국어, 영어, 수학에 재능 있는 학생이 일반고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중점학교 확대 추진이 특목고 혹은 명문대 입시 준비반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방향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운영중인 과학중점학교의 경우 과학, 수학과의 총 이수단위가 30% 내외의 일반계고 자연계열보다는 높고 80% 가량의 과학고보다는 낮은 45% 수준이다.
기존 과학중점학교인 동산고는 인문계·자연계·중점반으로, 대덕고는 자연계 7반이 모두 중점 과정으로 운영되는 반면 외국어나 국제, 사회 등은 문이과 계열과는 다른 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몇몇 학교 운영만으로는 일반계고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대전의 경우 예술중점학교는 신일여중 한 곳, 과학중점학교는 이달말 해제되는 동신과학고, 대덕고, 동산고 3곳이다.
교육부가 현재 운영수준의 3배를 늘려도 대전의 경우 6곳이 추가로 늘어나는데 그친다. 여기에 관련 교과 활동이 높고, 시수가 높아지면서 일선 학교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일부 시도의 경우 벌써부터 과학중점학교의 지원자 미달 사태도 빚고 있다.
대전의 한 고교 교장은 “중점학교를 운영하려면 관련 교과 운영 교사들을 초빙해야 하고, 관련 커리큘럼을 새로 짜야 하는 등 일선 학교의 업무가 과중된다”며 “2014년 추진했던 일반고 역량강화 사업도 예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점학교 확대 예산이 얼마나 유지될지도 미지수”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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