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개성공단 기업 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
공주와 천안에서 터진 구제역이 주변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언제 어느 지역에서 추가 발생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공주ㆍ천안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 5일간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일시 이동중지(스탠드 스틸)와 살처분, 소독 통제초소 운영 등 조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축산농가는 여전히 불안하다.
충남의 이번 구제역은 전북 김제발 구제역으로 내려진 이동중지 해제 5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홍성군 홍동면 축주 이모(62)씨는 “홍성은 매번 잘 막아냈다 싶으면 마지막에 구제역에 걸리고 만다. 홍성까지 오고나면 그제야 날이 풀리면서 종식된다. 이번 한 번만이라도 끝까지 막아야 한다”며 “또 홍성은 공주, 천안 등과 다르게 한 마을만 터져도 수 만 마리 돼지가 죽기 때문에 특히 방심은 금물”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축산농가는 소독과 백신 접종 등 한파 속 예방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차형일 양돈협회 예산지부 사무국장은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백신 접종 횟수를 늘리고 모임과 회의 등 이동을 제한, 구제역 방어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충남도 구제역 방역대책상황실을 찾아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송 도 농정국장은 이 자리에서 역학 관계 조기 규명ㆍ통보와 축산인들의 염원인 '한국형 백신' 조기 개발 등을 이 장관에게 건의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돼지의 항체 형성율은 전국적으로 64.7%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장관은 대책회의에서 “구제역 발생 원인이 백신인지 개별 농장의 특성 때문인지 원인을 찾고, 실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장관은 “방역을 강화해 더 이상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면서 “농가들도 자신의 농장은 스스로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한숨만 나온다.
보령시 천북면 송모(56)씨는 “우리는 돼지 안 키워도 동네 축사에 피해 안 주려고 자식들도 못 오게 한다”며 “구제역 때문에 가족·이웃 얼굴도 못 보는 생활을 겨울마다 되풀이하다 보면 우울하고 신경질 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내포=구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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