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재(60) 성동마린(SD MARINE) 대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그 이치를 거부하고 5년 연구개발 끝에 수륙양용보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를 포함해 직원 5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 국내에서는 낯설기만 한 수륙양용보트를 자체 기술로 제작함으로써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회의 시장 즉 블루오션(blue ocean)을 창출해 낸 것이다.
성동마린의 수륙양용보트는 '프리어스(FreeEarth)'라는 모델명대로 보트에 차량의 육상주행능력이 결합돼 물과 뭍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보트 앞뒤에 장착된 3개의 타이어는 최대 시속 20㎞로 길을 달리다 물에 들어가는 순간 자동감지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접힌다. 부식을 막아 보트 수명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물에서 지상으로 나올 땐 바퀴가 알아서 내려와 다시 주행준비를 한다. 수륙 주행변환은 충격이나 소음 없이 부드럽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바퀴를 접고 내리는 것과 같다.
자동조타변환장치는 육상이든 해상이든 핸들 하나로 보트를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주행 중이나 주차를 해둔 상태에서 태양광을 저장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자동주차브레이크장치도 장착하고 있다.
성동마린이 보유한 핵심기술들은 그간 수륙양용보트 시장을 독점해온 해외 선진업체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경쟁제품은 태양광이 아닌 휘발유를 연료로 하고 보트 조작이 대부분 수동으로 이뤄지며 주차나 긴급 정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육상 주행속도는 프리어스의 절반인 시속 10㎞ 정도다.
프리어스는 육상구동용 모터나 구성부품을 모두 보트 내부에 매립해 바닷물 접촉으로 인한 부식과 수명 단축 우려도 말끔히 해소했다.
성동마린은 전국 해수욕장과 지자체, 섬지역, 군용보트 등으로 6000대에 이르는 국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눈을 해외로 돌리면 세계 레저보트시장은 2010년 52조원에서 올해 57조원으로 연평균 1.3%씩 성장하고 있고 오는 2021년엔 60조원대 규모로 전체 파이가 커질 전망이다. 성동마린은 이에 맞춰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판매 대리점을 구축하는 등 3년 뒤 매출목표 26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제품도 기본형, 관공서용, 오프로드용, 국방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확보하고 각 용도에 맞는 보트의 길이, 탑승가능인원, 무게 등을 세부적으로 설계 중이다.
프리어스는 이미 편리함과 내구성, 안전성 등을 인정받아 2014년 부산 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로 선정됐고 지난해엔 경기 국제보트쇼, 부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최근엔 부산 영산대학교에 처음으로 프리어스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둬 지난 16일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프리어스 진수식이 열린 바 있다.
프리어스는 해양레저 전문인력 교육의 실습장비로 사용되다 여름엔 부산시민수상구조대 구급용으로도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프리어스라는 수륙양용보트에 대해 일반의 인식이 부족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신생 중소기업으로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설비·연구개발 자금 부족, 해외 경쟁사의 시장진입 방해 등은 성동마린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중재 대표는 “60대에 접어든 나이에 무모한 도전정신 하나로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고 고생 끝에 해외 유수의 경쟁사보다 뛰어난 품질의 보트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 프리어스의 핵심 기술력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을 병행해 5년 내 국내 시장 석권은 물론 세계 수륙양용보트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글로벌 보트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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