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제1야당의 지위 고수를 넘어 새누리당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충청권 선점이 필요하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으로서는 정착화 성공의 관건으로 부상한 탓이다.
최근 일시적이나마 새누리당을 제치는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얻기도 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창업주였던 안철수 의원이 뛰쳐나가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적지 않은 인사들이 이탈했음에도 여전히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기초단체장에서도 야권내 절대다수 당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국민의당 분열 전과 달리 새누리당과 오차범위 내 경쟁을 보이는 것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기에 더민주는 충청권내 집토끼(기존 지지층)를 사수해 지역에서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지위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8일 대전시당사 이전개소식을 찾는 것도 이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개소식 행사의 일환으로 예비후보자들을 비롯한 당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당 안팎의 현안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그만큼 당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역민에게 체감도가 높은 현안을 청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권선택 대전시장과는 별도의 면담을 통해 서대전역 경유 문제 등 대전시의 건의사항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앞서 더민주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등 외부 영입 인사들이 참여하는 더불어콘서트 개최를 통해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의 대전 개최 파장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 바 있다.
최근 지지율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국민의당은 충청권 유일의 선출직 인사인 한현택 동구청장을 당 최고위원에 선임했다. 명예시민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수도권 중심 사고를 깨어준 곳이라고 대전을 치켜세웠던 안철수 대표로서는 충청권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당내 아직까지 기존 정당들에 견줘 확실한 우위의 필승카드가 될만한 인사가 미비하다는 것은 그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이 때문에 한 청장이 현직이다보니 제한적인 움직임을 펼 수 밖에 없음에도 그를 최고위원에 발탁하는 고육책을 택했다. 충청권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인사로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가질 대전시당 창당대회시 꼭 참석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그가 대표로서 충청권에 어떤 족적을 남길 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의당 때문에 제3정당에서 네번째가 된 정의당의 심상정 상임대표도 다음달 3일께 대전을 찾을 예정이다.
심 대표는 대전 방문시 출마후보자들을 비롯한 당원 및 기자들과 별개의 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당 안팎의 현안을 청취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대표는 현 통합체계 이후 첫 방문지로 대전을 택할 정도로 충청권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주요 전략지역이라고 누차 역설한 바 있다.
당장, 정의당은 현재 대전에만 3명의 예비후보자가 표밭을 누비고 있고, 신하정 전 김제남 의원실 비서와 한창민 중앙당 대변인이 중구와 동구에 각각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일각에서는 심 대표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맺은 전략적 협의체 구성 합의 등에 의거, 후보 단일화 추진시 대전을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온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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