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서 입지선정 실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17일 태안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 입지 선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
세계수산대학 유치 후보도시 발표를 코앞에 둔 가운데 이번 유치전이 여야 거물 정치인의 대리전으로 치러지고 있어 관심이다.
여야 대권 잠룡에 친박계 핵심 실세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자칫 이번 유치전이 정치적 세대결로 치달을 경우 천혜의 수산자원 등 최적의 입지조건을 보유한 충남이 의도적으로 배제될 수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7일 태안 한서대에서 열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충남도 현지실사를 끝으로 유치도시를 가리기 위한 모든 절차는 끝났다. KMI는 채점표를 정부에 전달하고 해양수산부는 19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충남-제주-부산 3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유치전에서 각 시도는 모든 역량을 걸고 싸웠다. 이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 원희룡 제주지사(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등도 전면에 나서 유치전을 진두지휘해 관심을 끌었다.
안 지사는 이날 현지실사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천혜의 수산자원과 압도적 수산세력,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준비 중인 충남이 세계수산대학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 지사와 서 시장 역시 15~16일 진행된 현지실사에 직접 참석해 제주와 부산이 가진 장점을 어필했다.
안 지사와 새누리당 원 지사 두 도백(道伯)은 각각 여야의 대권 잠룡으로 구분된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 승리로 재선에 성공한 안 지사는 충청권 맹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원 지사는 2012년 총선을 통해 중앙정치를 경험했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에 당선했다. 안 지사(1965년생)와 원 지사(1964년생)는 나이도 엇비슷하고 각각 당 최고위원을 거칠 정도로 정치력을 인정받으며 여야 대권잠룡으로 불린다. 서 시장은 친박계 핵심실세로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거쳤고 국회의원 3선에 성공 여의도에서 정치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세계수산대학 유치전 승자는 자연스레 정치력을 인정받고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패배하는 쪽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19일 해수부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 거물 정치인 가운데 1명만 웃고 나머지 2명은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어 더욱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입지 결정이 흔들려선 절대 안될 것이다”고 촌평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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