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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의 선거구 미획정 사태 속에서 총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차츰 멀어질 뿐더러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지에도 의문이 생긴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로 새누리당 원유철,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45분 가량 회동을 갖고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등을 논의했지만 기존 입장만 재확인 한채 성과없이 결렬됐다.
정 의장은 이날 늦어도 16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낼 것이라고 통고하며 새누리당에 선거법 우선 처리를 당부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동후 “선거구 획정안을 23일을 마지막으로 보고 그 때까지 최종 합의처리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의장께서 빨리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종용했다”고 전했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는 치르게 되어 있다”며 “선거를 치르기 전에 국회의원들이 최소한 국민들의 민생과 안정,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을 최소한 처리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쟁점법안 몇 개가 있는데 그 마무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각 법안들의 좁혀지기 힘든 쟁점들이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안에 좁혀지지 않으면 선거법은 어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선거법안을 선처리 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이나 내일 못 넘기면 선거를 연기할 수도 있다. 그 책임은 새누리당이 져야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정의화 의장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총선을 치르려면 23일에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번 주가 고비”라며 “이번 주 내에 선거구 획정 결정이 나지 않으면 4·13 총선을 제때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여야 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기준안을 내가 마련해서 획정위에 보낼 경우 잘못하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우선이고, 그것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3일을 마지노선으로 바라보고 시간적인 압박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여야가 극적으로 타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시선이 여간 따가운 게 아니다.
한 시민은 “선거가 진행되면 한 표를 행사해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살릴 뿐더러 합리적인 당선자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하지만 선거구가 없는 상태에서 예비후보도 예비후보가 아닌 상황이니 국회의원들이 한심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24일부터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이 시작되는 만큼 23일에 임박해 선거구를 획정한다는 발상부터가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성적인 합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협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정당 관계자는 “최대한 의석수를 확보하고 이기는 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조건으로 선거를 치루는 게 맞다”며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지역에서도 선거구가 일부 변경돼 예비후보자들의 선거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차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간 합의가 조속히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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