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일보 자료사진 |
집주인이 주택을 매매하겠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 지난해 10월부터 전세를 찾아나섰지만, 월세는 많아도 전세는 좀처럼 찾아지지 않았다.
최씨는 “아이를 통학시키는 불편때문에 웬만하면 동네에서 집을 구하고 싶었는데 전세가 아예 없어 어쩔 수 없이 신도심으로 나가게 됐다”고 토로했다.
보증금을 받아 주택을 임대하는 전세주택이 대전에서 유독 빠르게 사라지는 실종현상을 빚고 있다.
월세 거래량이 늘어난 것도 아니어서 대전 집값 하락전망에 따른 매도현상이 이같은 전세 실종을 초래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 실거래가 자료에서 대전은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이 전년 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어든 곳으로 조사됐다.
확정일자 기준에서 지난해 대전에서 이뤄진 주택 전월세 거래는 모두 4만1125건이었는데 2014년 4만4109건보다 2984건(6.8%) 감소한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전월세 거래량이 감소한 곳은 울산(-1%), 서울(-0.1%)이 있을 뿐 대전(-6.8%)처럼 큰 폭으로 줄어든 지역은 없었다.
더욱이, 대전의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만6000여 건으로 2014년과 동일한 규모였으나 전세 거래량이 2014년 2만8000여건에서 지난해 2만5000여건으로 3000건(12%)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의 전세 실종현상은 이미 부동산중개사무소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서구 만년동의 790여 세대 아파트에는 전세를 놓겠다는 주택은 없고 월 55만원의 월세만 시장에 나왔으며, 서구 관저동의 1200여 세대 아파트 역시 일부 대형 평형에서만 전세를 찾을 수 있다.
이때문에 전세를 찾는 주민들은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도심으로 빠져나가거나 아예 세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전에서 전세 실종현상에 대해 투자 목적에서 대전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둔화했고 오히려 매도가 대세를 이루면서 전세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는 내달부터 지역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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