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산에서 발생한 3.9 규모의 지진을 느꼈던 터라 잠에서 깨거나 출근 준비를 하던 시민들이 다시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이른 아침 일어난 지진은 약 5~6초간 “쿠구궁”하는 굉음과 함께 건물과 창문이 약간 흔들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진앙지와 인접한 대전은 물론 세종과 충남, 충북 일부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특히 이번 지진 진앙지가 익산 지진 때보다 대전에 더 가까웠던 만큼 대전소방본부에 100여건이 넘는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충북소방본부에도 각각 25건, 10여건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신고는 없었다.
보통 지진이 3.0 이상 규모면 천정에 매달린 물체나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거나 큰 트럭이 지나가는 듯한 진동을 느끼게 된다. 천둥 치는 소리나 가스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지진을 느낀 시민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서로 감지한 지진 정보를 공유하며 민첩하게 대응했다.
지진 발생 직후 트위터에는 “대전에 또 지진이 났다”,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다”, “아파트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트위터 급상승·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도 '대전 지진'이 오르는 등 지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지진 관련 공지·알림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시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기상청은 홈페이지 '국내 지진통보'와 앱 '지진정보알리미'를 이용해 지진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들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통보문을 확인하거나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알림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연달아 지진이 나면서 대중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시민 박모(40)씨는 “아침에 갑작스런 굉음과 진동에 놀라 잠에서 깼지만 지진이라는 공식적인 발표나 정보를 접할 수 없어 정말 답답하고 불안했다”며 “아무리 지진 규모가 작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문자메시지 발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신속히 알려야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번 지진의 여진 가능성에 대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질연 지진연구센터 선창국 박사는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익산 지진의 경우 여진이 있었고 (여진) 규모를 정확히 추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지진이 본진인 만큼 여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송익준·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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