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밀 로저스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1)가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고 올 시즌도 '괴물'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프로야구에는 '소포머 슬럼프(sophomore slump)'라는 말이 있다. 흔히 '2년차 징크스'로 불린다. 신인으로 첫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지만, 그다음 시즌에는 부진을 면치 못한다는 뜻이다. 로저스는 지난해 시즌 후반기 혜성같이 등장해 한국프로야구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8월부터 합류해 10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 스타트는 6차례 기록했으며 3차례 완봉을 포함해 4차례 완투를 기록했다. 시속 150㎞대의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지난해 2개월간 KBO리그를 경험한 로저스는 올 시즌 재계약에 성공하며 2년차 시즌을 맞는다. 상대팀의 집중분석과 견제를 받게 된다. 또한, 지난해 성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자만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러면 자칫 부진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로저스가 '2년차 징크스'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로저스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투쟁심 또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경기 후반 팽팽한 상황에서 많은 투구 수에도 계속 던지려고 했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와 다른 팀 사정도 로저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다. 지난해 시즌 후반 한화는 5위 싸움을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로저스는 경기마다 100여 개 이상의 공을 뿌렸다. 4일 등판도 잇따랐다. 올 시즌 적절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훨씬 더 안정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우람, 심수창, 송신영 등 수준급 투수들이 합류한 만큼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로저스는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며 실전 감각 회복에 돌입했다. 지난 1일과 6일, 9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 내 불펜 연습장에서 3차례 불펜 피칭을 했다. 1일에는 총 40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25개와 컷패스트볼 15개를 섞어 던졌다. 예년보다 일찍 불펜피칭을 시작했지만, 구위가 묵직했다는 평가다.
로저스는 올 시즌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 아직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치지 않았지만, 사실상 팀의 1선발 역할을 맡아야 한다.
로저스가 흘리는 땀방울이 올 시즌 어떠한 결실로 맺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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