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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설날을 맞아 여러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말 ‘설’은 한자로는 원조(元朝) 또는 원단(元旦)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설이 설이라고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합니다.
‘낯설다’는 의미에서 ‘새로움’을 뜻하는 ‘설다’에서 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몇 살’이라고 할 때의 ‘살’에서 왔다는 설이 있구요. 조선시대 ‘지봉유설’을 지은 이수광은 ‘서럽다’가 설의 어원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육당 최남선은 설이 '삼가다' '조심하다'는 뜻의 ‘사리다’에서 왔다는 설을 펼쳤다는데요. 예부터 설을 신일(愼日)이라고 불렀고 이때 ‘신’이 곧 ‘사리다’의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구요.
음력설을 ‘구정’, 양력설을 ‘신정’으로 구분해서 부르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구정’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설'을 옛날 설이라는 의미로 깎아내리기 위해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가급적 '설'을 '구정'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좋겠구요.
설은 ‘쇠다’는 말과 함께 쓰이는데 '설 쇠다'라는 표현은 새해를 맞아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니 나쁜 기억이나 번뇌를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이라고 하니까요, 무심코 하는 ‘설 쇠다’는 말에 참으로 좋은 뜻이 담겨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설 전날, 섣달그믐날을 ‘까치 설’이라고 하는데, ‘까치 설’의 유래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정설은 없습니다.
‘까치 설’이라는 말 자체가 1935년 한 신문에 등장하기 전까지 어떤 문헌에서도 나오지 않기에 정확한 어원을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다만 국어학계에서 가장 힘을 얻는 설은 '작은 설'이라는 뜻을 가진 '아찬설, 아치설'이 세월이 흐르며 '까치 설'로 변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웃나라의 설을 살펴보면 중국에서는 음력설을 춘절(春節), 양력설을 원단(元旦)이라 구분해 부르고 있구요. 일본에는 음력설이 없습니다.
일본은 일찍부터 서양 문물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1868년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음력을 버리고 양력만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설도 양력 1월 1일로 바꿔서 지금도 양력설을 쇠고 있습니다.'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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