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연합 DB |
세월따라, 시대에 따라 변해온 ‘시대별 명절선물 변천사’입니다.
6·25전쟁 이후 1950년대에는 소비재 상품이 전무했으며 먹고 사는 게 절박했던 만큼 설 선물로 당장 먹을 수 있는 설 선물로 달걀과 쌀, 돼지고기 같은 농·수산물 등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처음으로 백화점 카탈로그가 등장했습니다. 소비재상품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비누, 조미료, 통조림 같은 생필품이 명절선물로 인기를 모았고 아동복과 내의도 인기였습니다.
특히 1960년대 당시 선물로 큰 인기였던 설탕값은 6kg 짜리가 780원, 30kg짜리가 3천900원이었다고 합니다. 라면 1개에 10원했던데 비하면 설탕은 정말로 ‘고급’ 선물이었던 셈입니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각종 공산품이 명절선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스타킹과 빨간 내복이 등장해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치약이나 비누 같은 생필품은 물론 피혁제품과 와이셔츠, 주류 같은 기호품이 인기를 모았습니다.
당시 커피문화가 확산되며 선보이기 시작한 커피선물세트도 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과자가 든 종합선물세트는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1975년 추석선물로 처음 등장한 갈비 냉동세트(6㎏ 기준)는 3만7000원이었다는데 당시 갈비 다음으로 비쌌던 선물세트가 8,900원짜리 화장품세트였다고 합니다. 만원을 넘어가는 선물이 갈비 외엔 없었다고 하니 참으로 비싼 선물이었구요. 이후로도 갈비는 1980년대와 90년대까지 고급선물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1980년대에는 고도 성장기, 대중소비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명절 선물의 종류도 고급화되고 다양해졌습니다.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같은 신변잡화가 새로 나오기 시작했고 먹을거리가 풍족해지면서 신선식품세트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고급 한우갈비세트가 설 선물의 대명사로 자리 잡기도 했으며 고급 과일세트와 참치세트가 등장했고 인삼, 꿀, 영지버섯 같은 건강식품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다양성과 개성이 중요시되면서 선물을 받는 쪽이 자신의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상품권이 등장하며 선물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상품권은 백화점 상품권뿐만 아니라 구두 상품권과 주유 상품권으로까지 폭을 넓혀갔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기 농산물과 건강식품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올리브유가 인기를 모으며 기존의 식용유 선물세트를 눌렀고 와인문화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와인도 인기를 모았습니다.
2009년부터는 오랫동안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백화점의 명절 선물 카탈로그에 사라지게 됐다는 기록도 눈에 띕니다.
김의화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