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급 이상 간부 중 절반을 훌쩍 넘는 인원이 외지 출신으로 지역 자체 승진 축소, 맞춤 치안 어려움, 사기저하 등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이유에서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장과 지방청 과장 등 도내 총경은 모두 28명, 그 중 9명만 충남 출신이다. 여기에 형제도시인 대전이 4명, 타 지역이 15명이다. 그 외 지난달 6일 총경 승진한 교육자 2명은 충남 출신이다. 일부는 타지 출신이지만 충남에서 경찰생활을 시작해 토박이 대접을 받기도 한다.
서장 위로는 장향진 충남청장이 대구, 최해영 2부장이 충북 청주 출신이다. 이상로 1부장만 충남 출신이다. 서장급 이하에서도 일선서 수사과장 상당수는 타지 출신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선 경찰 사이에선 조직의 기형적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지역 자체 선발 총경이 부족해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충남은 보통 전국 80명 이상 뽑는 총경을 2011년부터 매년 1~2명밖에 달지 못했다.
충남(206만여명·2014년 7월 기준)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전북(187만여명)에서조차 매년 2~3명으로 총경 진출이 많다보니 그것이 쌓여 현재는 충남 출신 총경 수에 차이가 많은 셈이다.
이는 지역 정치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다. 갑자기 충남으로 발령받은 타지 간부들도 고충이 있다.
한 총경은 “갑자기 충남에 발령받아 길도 모르는 등 지역을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린다”며 “정서를 이해하려 노력을 많이 한다. 외롭기도 하다”고 말했다.
갈등도 있다.
지난해 3월 한 외지 출신 간부는 직원들에게 '업무처리를 이런 식으로 하니 충청도'라고 지역 비하 발언을 했다는 제보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지역 몫의 간부 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된다”는 자괴감도 호소한다.
지방청 한 경정은 교체된 전ㆍ후임 지방청장들의 평가에서는 최고점을 받았지만, 정부 총경 인사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지역에선 충남 실정을 모르는 중앙 인사라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자치경찰제 도입 목소리도 커진다.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활동이 가장 큰 이유지만, 이처럼 조직이 외지 인력에 잠식당하는 등 지역 인재들의 역량 발휘 기회가 적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한 경찰관은 “치안과 행정 등 업무 측면도 있지만, 경찰관 개개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도청과 교육청, 소방본부처럼 지역 인재들이 대거 소외당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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