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행령 개정 '밀어붙이기' 논란

국립대총장 간선제 … 누리과정 예산 의무화 국회통과 등 절차 무시 '반발'

교육부가 국립대총장선출제나 누리과정예산부담 등 주요 정책을 정부시행령을 개정해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정책 모두 교육계에서 첨예한 이슈들이지만 국회 통과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되는 정부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하면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라는 반발과 상위법 배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교육공부원임용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립대 총장 간선제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발표된 '국립대학 총장 임용제도 보완 방안'의 후속조치로 국립대 총장후보 선출방식을 간선제로 단일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에는 국립대 총장후보 선출방식을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직선제)'와 '추천위원회에서의 선정(간선제)' 등 두가지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상위법 개정대신 정부시행령인 대통령령으로 간선제 추진을 강행하면서 총장선출제를 둘러싼 대학가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은 올 하반기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는 누리과정도 시행령과 상위법 배치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지난해 개정한 '지방재정법 시행령'이 국책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할 수 없다고 명시한 '지방재정법'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기관에 사용하도록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지난 1일 SNS를 통해 “누리과정에 관한 시행령은 모두 모법을 어기고 있다”며 “시행령이 모법과 충돌하는데도 이를 바탕으로 통치하려는 것은 국회 입법권과 삼권 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영유아보육법과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바탕으로 “누리과정 예산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논란을 빚고 있는 각종 이슈가 관련법대신 시행령만을 개정해 추진되면서 교육부가 충분한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를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위법 논란까지 제기되는 시행령 개정으로 논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저항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