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 전인 금요일(5일) 하루만 연차를 내 3박4일 일정으로 오키나와에서 따뜻한 겨울휴가를 보낸 뒤 그러고도 남는 휴일 이틀 동안은 집에서 푹 쉬고 출근할 생각이다.
이씨는 “긴 설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하다 큰 맘 먹고 가족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비행기와 숙박 예약은 모두 마쳤으니 주중에 은행에 가서 휴가비로 쓸 100만원을 엔화로 환전할 예정”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각종 연차 등을 포함하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이번 설 연휴와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외화 환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전지역 한 시중은행 영업점은 평소보다 많은 환전고객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은행의 한 직원은 “환전하러 은행을 찾는 고객이 보통 하루 10명 안팎이었는데 오늘은 2배가 넘는 30명 정도 다녀간 것 같다”며 “하루 1건 정도 환전하던 태국 바트화의 경우도 이날만 4건을 해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안 그래도 바쁜 월말 업무에 갑작스레 환전 고객까지 더해져 정말이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여행업체인 모두투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지역별 여행객 비중은 동남아 45.9%, 일본 22.9%, 중국 17.2%, 미주 4.8%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중에선 태국 25%, 필리핀 20.4%, 베트남 19.3%, 대만 8.4% 등으로 여행객이 몰렸다.
이 같은 추세는 곧 외환 수요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한 시중은행이 1월 외화수요를 집계해본 결과 전달에 비해 태국 바트화는 31%, 엔화 26%, 달러화 21% 등으로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주로 설 연휴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고객들이 여행지에서 쓸 돈을 환전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설 직전인 2월 초순이 되면 환전 고객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외화수요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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