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총리는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리는 다음달 2일 이전까지 정치적 거취를 결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 때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는 다음달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다. 중앙당 창당대회를 지방에서 개최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충청 잠룡 중 한명인 정 전 총리의 브랜드를 통해 충청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 전 총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동반성장'의 꿈을 정치 참여를 통해 이를 이뤄 낼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진 상태다.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광폭 행보 중이다.
정 전 총리는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해서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충청 민심과 관련, 세종시 건설 수정안 추진은 지금도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건설과 관련된 지역 동향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말에는 “그러냐”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4일 충청포럼 회장 취임식이 끝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같은 길'을 가느냐는 말에는 “내가 왜 그러해야 하느냐”고 답했다.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원장도 만난 적이 없다며 더민주와 일정 부분 선을 그었다.
요약해 보면 '동반 성장'을 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으며 그런 정당이 있는가를 탐색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건설 수정안 국회 부결로 총리직에서 사퇴하는 '수모'를 겪은데 이어 대통령직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전 대통령의 도움이 없어 “그 자리에서도 내려왔다”는 말을 지난 24일 충청포럼 특강 자리에서 꺼냈다.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이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측근은 “정 전 총리가 경제학자라는 이미지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수년간 정치 흐름을 읽는 눈도 키웠다”고 말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운찬'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당에 닻을 내릴지를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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