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권을 덮친 최악 한파로 찾는 손님이 뚝 끊겨 썰렁한 태평시장. |
25일 낮 12시 중구 대흥동 먹거리 골목. 발걸음을 옮기는 행인들만 가끔 눈에 띌 뿐 거리가 한산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는 인파로 가득 차는 평소와는 달랐다. 식당들도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했던 과거와 달리 손님은 고작 5~6명 정도였다.
A찌개집 주인 김모(49·여)씨는 “지난주부터 불어 닥친 맹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아예 거리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점심에는 가게가 꽉 찰 정도로 손님들이 많지만 날씨가 추워진 이후로는 많아봤자 4 테이블 정도일 뿐”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B카페 주인 윤모(38)씨도 “점심을 먹고 차를 드시러 오는 손님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추위가 불어 닥친 후 손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사람이 몰리는 점심에 많이 팔아야 하는데 손님이 없어 이번 달 매출이 반 토막 나게 생겼다”고 침울해 했다.
전통시장도 손님이 급감하면서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중구 태평시장.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손님 발길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인적이 드물 정도로 한산했다. 한숨을 내쉬며 추위를 걱정하는 상인들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채소가게 주인 임모(45·여)씨는 “설 준비를 위해 2주 전부터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지만 추위 탓인지 손님들을 보기가 힘들다”며 “평소엔 밤늦게까지 영업을 했지만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지난주 금요일부터는 오후 8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탄했다.
국밥집 주인 강모(52)씨도 “추워도 너무 추워서 나 같아도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요 근래 시장 손님은 보기 힘들었고 동료 상인들이 가끔 와서 팔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집, 통닭 등 배달업체는 주문이 폭주하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직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구내식당도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구 시청네거리에서 만난 배달기사 진모(32)씨는 “평소보다 주문량이 2~3배는 많아지면서 쉴 틈 없이 계속 배달에 나서고 있다”며 “솔직히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가게 매출이 올라가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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