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개월 된 아기가 엄마가 던진 장난감을 맞고 숨진 '홍성 친딸 살해 사건'을 접한 지역민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비정한 부모들에 의한 자식 살해소식이 잇따른 터라 이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하늘로 떠난 아기는 자연 임신이 되지 않아 시험관시술을 통해 얻은 귀중한 딸이었다.
홍성경찰서는 생후 10개월 된 자신의 딸에게 플라스틱 재질의 장난감을 머리에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친모 A(29·여)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3시께 홍성군 은하면 자신의 집에서 세쌍둥이 중 둘째딸에게 656g의 플라스틱 재질의 공모양 장난감을 던졌다.
이 충격으로 아기는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A씨는 특별한 조치 없이 아기를 방치했다. 이틀 후인 20일 오전 11시 30분께 A씨는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기 얼굴에 멍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부검을 의뢰, '외력에 의한 두개골 골절'을 확인 후 A씨를 지난 21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세쌍둥이를 키우는 너무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그랬다. 아이가 평소처럼 밥도 먹고 특이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다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23~24일 본보는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 A씨의 범행에 대해 여론을 살폈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잇따르고 있는 비정한 학대 사건들에 대해 분노했다.
중구 태평동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윤모(75) 할머니는 “자기 뱃속에서 낳은 아기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생후 10개월 된 아기한테 장난감을 던진 것도 모자라 가만히 내버려둬 목숨을 잃게 한 것은 부모로서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옆에 앉아있던 정모(73) 할머니도 “자식을 죽이고 시신을 숨기거나 가족을 죽이고 자살하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일들이 많아 속상했는데 지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충격”이라며 “어떤 이유였던 간에 자기 자식을 죽게 한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미용실에서 만난 3살 난 아기 엄마 박모(33)씨도 “(홍성 사건) 뉴스를 접하고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며 “애기 엄마가 젊은 나이던데 자식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부족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번화가 카페나 음식점에서 만난 시민들도 “부모로서 할 수 없는 짓이다”, “강력히 처벌해 본보기를 삼아야 한다”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나 윤리의식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달에만 7살짜리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부모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는가 하면 불면증을 앓고 있는 40대 가장이 아내와 10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투신해 숨지는 등 엽기적인 존속살인이 도미노처럼 잇따르고 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친딸에 대한 추가 학대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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