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생소한 악기지만 사람과 닮은 음색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 전하고 싶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이자 오보이스트인 하인츠 홀리거의 '동양인 최초이자 마지막 제자'인 이현옥(35·사진)씨는 지난 2012년 충남교향악단에 수석 오보이스트로 입단하며 지역민들과 인연을 맺어 오고 있다.
충남교향악단은 1년 동안 충남도를 돌아다니며 시·군에서 최소 1회 이상 공연을 선보인다.
이씨는 “음악이 주는 많은 감동이 있는데 그것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한다”며 오보에 전도사의 역할도 꿈꾸고 있다.
이 씨가 오보에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다.
이 씨는 “처음 보는 모르는 악기였지만 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날부터 오보에를 시작했다”며 “이전의(연습했던) 플루트와는 다르게 울림이 있는 음색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2학년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에 입학했고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이자 오보이스트인 하인츠 홀리거를 만났다. 하인츠 홀리거에게 동양인 최초로 수학한 이 씨는 10여년의 독일 유학 생활을 꿋꿋하게 버텨내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2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오보에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이 씨의 화려한 경력은 그의 오기어린 고생이 있었기 때문에 완성됐다. 10대 후반부터 타국 생활한 이씨는 하루 3끼를 햄버거로 떼우며 14시간 동안 연습실에서 생활했다.
저녁엔 부르튼 입술 위에 얼음주머니를 올려 놓고 가족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충남에 연고가 없던 그가 충남교향악단의 일원이 된 것은 객원오보이스트로 충남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췄던 좋은 기억 때문이다.
이씨는 “다른 교향악단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었는데 충남교향악단에서 단원을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며 “단원들끼리 분위기도 좋고 충남 곳곳을 다니며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른 나이부터 음악을 하면서 후회없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었다”며 “가족이 생기고 책임져야 하는 게 많아지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연주를 내 것으로 만드는 '자기와의 싸움'이었다”며 “계속해 나와 함께할 어려움이지만 연주 활동에 집중해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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