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독자노선을 구축하기 위한 토대가 부족한데다 현재 세종까지 관할하는 대전상공회의소 입장에서는 자칫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회원을 잃을 수 있다는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등 난관도 적지 않다.
24일 시에 따르면, 올해 2단계 본격 추진의 해를 맞아 지역 상공인의 경제·사회적 지위향상을 통한 세종경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세종상공회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집현리 일대의 도시첨단산단인 '세종테크밸리' 입주 기업이 2014년 100% 완료했고, 명학산단(82.3%), 전의미래산단(43.8%) 등에도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만큼 지역경제 기반 구축을 위해 독립적인 상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시 출범 후 기업유치와 투자유치 등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자생력 구축을 위해서는 상의 설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2013년 기준 세종시 관내 사업체 수는 7468개다. 이 중 상의 설립요건에 충족하는 연매출 50억원 이상 사업체 수는 294개에 달한다. 대전상의 회원사 1600여 곳 중 세종지역 기업은 235개로, 14.6%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세종지역 기업인 중 대전과 청주상의에 가입된 회원 수는 752명이다. 이 중에 대전상의에 가입된 인원이 664명(88.3%), 청주상의 회원이 88명(11.7%)이다.
대전과 청주상의에서 세종지역 기업인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세종시는 독자적인 상의 설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는 않다. 우선, 상의는 대부분 당연 회원의 회비로 운영된다. 이렇다 보니 회원사의 자발적 회비 납부가 이뤄질지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대전상의를 비롯해 타지역은 회비 납부율이 30~5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등 회비 때문에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종지역 가입회원사의 회비 납부율이 대전지역 기업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는 게 대전상의의 얘기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상의를 운영하려면 초기비용은 물론 연간 운영비용 등 최소 5~7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 세종상의 설립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안정적인 정착이 이뤄진 후 상의가 설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자립기반 구축 여부도 과제다. 현재 세종에는 40개 전후의 기업이 가입된 기업협의회가 구성돼 있지만, 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 등 대부분 업무는 대전상의 세종지부가 전담하고 있어 독립을 위한 기반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상의 설립을 위해 세종시 관할구역과 분할의결 특례에 대한 법률개정을 추진하고, 기업인협의회를 중심으로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창립총회, 설립인가 등의 절차를 이행하는 등 시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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