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고 손발 끼이고…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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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손발 끼이고…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빈발

대전에서만 한해 평균 30여건, 발생 원인 80% '이용자 과실'

  • 승인 2016-01-21 18:06
  • 신문게재 2016-01-22 7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1. 백화점에서 3살짜리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중 넘어졌다. 여아는 디딤판(발판) 사이에 손가락이 끼여 검지와 중지 일부가 절단됐다.

#2. 지하철역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과일상자를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아주머니가 넘어졌다. 뒤에 있던 승객 4명도 함께 넘어져 머리와 어깨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추워진 날씨 탓에 실내 활동이 늘면서 승강기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안전장치가 없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집중돼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모두 518건의 승강기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67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38명이 숨졌고, 640명은 머리나 어깨,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종류별로는 안전장치가 없고 작동부위가 이용객에게 노출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가장 많았다.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400건에 달했다. 이어 승객용 엘리베이터(80건), 비상용 엘리베이터(21건), 화물용 엘리베이터(1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많은 것은 아이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조심할 대상이 아닌 놀이기구처럼 생각하고 성인들도 경각심을 갖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고 원인 가운데 이용자 과실이 420건으로 81%를 차지했다. 보수결함이나 관리부실인 경우는 각각 41건, 36건에 불과했다.

대전에서도 지난해와 2014년 각각 28건, 34건의 에스컬레이터 사고 신고가 대전소방본부에 접수됐다.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를 타다 넘어져 골절과 머리 출혈 등의 부상을 당했다. 일부 승객은 넘어져 아래로 구르기도 했다.

21일 지하철역과 백화점 등을 찾아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을 살펴봤다. 손잡이를 잡고 타는 이용객보다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급하게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면 디딤판 사이에 손이나 발가락이 껴 절단될 위험이 높다. 또 혼자만 다치는 게 아니라 뒤따르는 이용객들과 함께 넘어지면서 피해를 키울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막기 위해선 손잡이를 꼭 잡고 타야 한다. 황색 안전선을 벗어나지 않게 디딤판을 밟아야 하며, 손잡이를 잡기 어려운 아이나 노약자는 보호자의 손을 잡는다. 옷자락이 틈새에 끼이지 않도록 유의하는 게 좋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시민이 많지만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며 “항상 손잡이를 꼭 잡고 안전선 안에 서야 하며 겨울철인 만큼 긴 코트나 목도리가 끼지 않도록 주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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