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지역대학들에 따르면 최근 문예·예술학과가 통폐합을 거듭하며 최근 몇 년 사이 모집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남대는 2015년 모집부터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국문ㆍ창작학과'로 통합해 선발했다. 기존에 각각 40명씩 선발하던 인원은 72명으로 감원됐다.
같은 해 조형예술대학 소속 디자인학과와 예술문화학과도 '디자인예술문화전공'으로 통합되면서 각 90명, 30명을 모집하던 인원이 105명으로 줄었다. 조형예술대학은 학부로 격하돼 단과대학 하나가 줄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대학에서 교육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문·사회·예술학과 일부를 구조조정했다”며 “모집 인원을 줄이지 않는다면 통폐합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재대도 2014년부터 미술조형디자인학과와 비주얼아트디자인학과를 '디자인학부'로 묶었다. 각각 35명과 40명을 선발했지만 통합 이후 정원이 10명 줄었다.
해당 대학 측은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유사학과 통폐합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전체 정원이 감축해 학과별로 매년 일정 인원을 축소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도 지난해부터 국어국문학과를 폐지했다. 지역에 몇 안 되던 문예창작학과는 모두 통폐합됐다.
이렇게 지역대에서 문예ㆍ예술관련 학과들이 연이어 사라지거나 정원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취업률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학과는 구조조정 대상이 된 데다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이들 학과들이 참여할수 있는 사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학과를 졸업한 예술인들은 씁쓸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남대 문예창착과를 졸업하고 등단한 손미 작가는 “이제 막 학과가 활기를 띄는데, 엄연한 차이가 있는 두 학과가 합쳐져 정체성이 사라져 아쉽다”며 “학교가 학문보다 실용을 더 추구해서 낳은 이 같은 결과가 '창작'의 영역을 축소시킬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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