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버스로 가는 태백 눈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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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버스로 가는 태백 눈꽃축제

천국에 온 듯한 설렘 … 눈꽃 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 승인 2016-01-21 14:13
  • 신문게재 2016-01-22 9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처음 만난 사람들과 나누는 새하얀 겨울왕국의 낭만,
얼음레스토랑·이글루 풍경에 모두가 아이가 되는 썰매타기…
따뜻한 커피로 추위 녹이고 눈부신 설경 감상하고 나니
돌아오는 버스는 더 훈훈해져



자가용을 이용한 여행은 시간조절이 가능하고 편하다는게 장점이다.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만 피곤하고 같이 여행을 떠난 사람들과도 대화가 많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은 관광회사에서 내놓은 겨울철 버스여행을 다녀왔다. 이른 아침 설레는 마음에 아침을 먹는둥마는둥 하고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여행사 직원과 약속한 장소에 도착해 버스를 기다렸다. 막상 나와서 차를 기다리자니 마음이 더욱 설?다.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보니 더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이 들며 '함께 여행가는 사람들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저 멀리 여행 전 몇 번이나 통화해 익숙해진 여행사 이름이 붙은 전세버스가 도착했다.

문이 열리고 반갑게 웃으며 건네는 기사의 첫 인사에 긴장이 풀렸다. 버스에 오르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빈자리에 앉았다. 2~3군데 더 들러 함께 동행할 사람들을 태운 후 버스는 이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가이드가 인사말을 건네며 오늘 여행의 자세한 일정과 여행지에서의 관람요령,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명소, 그리고 다양한 꿀팁 등을 얘기해준다. 입담 좋은 가이드의 얘기에 한참을 웃으며 듣고 있자니 오늘 여행의 일정들이 기대가 됐다. 간략하게 함께 동행하게된 다른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차안을 둘러보니 가족, 연인, 친구 등등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참가자들의 웃음소리와 목소리가 이내 버스 안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대충 넘기고 온 아침탓인지 출출한 생각이 날 때쯤 가이드가 간식을 나누어준다. 타이밍도 좋았다. 받아든 간식을 먹으며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은 눈이 덮여 있어 더욱 근사해 보였다.

유쾌한 분위기의 차량은 목적지인 태백 눈꽃축제장으로 계속 달렸다. 두 번의 휴게소 휴식 후 어느새 버스는 눈꽃축제장에 도착했다는 가이드의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온통 새하얀 차창 밖 풍경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차에서 내려 가이드의 설명을 잠시 들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다보니 가이드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건 기억을 못해도 되지만 다시 모이는 시간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그렇게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여기저기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겨울왕국이 연상됐다.

처음 보는 설경에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추위가 느껴졌다. 왜 여행사 직원이 보온에 신경을 쓰라고 얘기했는지 생각이 났다. 다시 채비를 정비할 겸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은 이미 나 같이 보온을 다시 하기 위한 사람들이 몇 몇 있었다. 서로 바라보고 웃으며 “생각보다 많이 춥네요”를 연발한다. 가이드가 따뜻한 커피를 내민다. 한 잔 마시니 추위가 조금 가신다. 커피를 마시고 몸을 덥힌 후 다시 나가니 아까보다 더 발걸음이 당당해졌다.

얼음 레스토랑, 이글루를 구경하고 썰매장으로 향하니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즐겁게 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빠가 밀어주는 썰매를 신나게 타는 아이, 연인들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묻어나온다. 혼자 타기가 어색해 눈썰매를 비롯한 각종 탈 것을 뒤로한 채 축제장을 충분히 둘러보고 가이드와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다시 버스로 돌아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돌아와 몸을 녹이며 나머지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되는 시간이 되자 버스는 다시 대전으로 향했다. 차 안의 분위기는 출발할때보다 더욱 좋아졌다. 서로 축제장에서 찍은 사진을 돌려보며 웃는 사람들도 보였다. 가이드까지 합세한 이야기꽃은 시간이 지나도록 시들지 않았다.

가이드에게 다음 일정을 물어보니 1월은 23일과 31일이 잡혀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졸음이 쏟아졌다. 하지만 걱정이 없다. 내가 운전할 일이 없으니 만사가 편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가이드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밖을 보니 낯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하루 편한 마음으로 가고팠던 여행지를 부담 없이 다녀와서인지 또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가이드와 운전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다 발길을 집으로 옮겼다. 처음에 했던 막연한 걱정들은 모두 사라지고 다음엔 나도 가족이나 친한 친구 한 두 명 섭외해서 움직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그 누구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문의=태평양관광 042-639-8946


▲가는길=전세버스를 이용해 축제장까지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출발지로 나가면 된다. 여행사와 통화하면 시간과 장소를 알려준다.

▲먹거리=축제장에 형성된 다양한 먹거리를 이용하면 된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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