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즉 중원에서 승기를 잡아야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필승 방정식을 정치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충청 포럼 제 2대 회장에 취임하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인천 남을, 청양출신)이 충청대망론을 위한 '전략 투표' 구도를 띄우면서 충청정가는 요동치고 있다.
수면 아래에 있던 여야의 대망론이 조기에 점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충청포럼을 만들어 15년간 회장을 맡아온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반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고, 성 회장은 기회가 날 때마다 반 총장의 근황과 충청대망론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왔다.
그런 충청포럼 회장을 윤 의원이 맡은 것은 '반기문 대망론'을 이어나가려 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윤 의원은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청와대와 긴밀한 조율을 해 온 만큼 이번에도 그의 독자적 결정만은 아닐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그의 1차 목표는 반 총장을 내세워 충청에서 새누리당이 '총선 싹쓸이'를 하는 것이다.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 3선)도 충청을 돌며 4월 총선에서 압승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후 반기문, 윤상현, 정우택 등 이들 3명이 충청 잠룡으로서 경합 관계를 가지며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이 정우택 의원의 '지론'이다.
아니면 영남 패권주의에 맞서 싸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끼리끼리 뭉쳐서 싸우자는 뜻이다. 이들은 충청 25석 가운데 20여석 이상을 새누리당이 가져와야 충청대망론이 영남 패권주의를 제압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쉽게 갈 것 같았던 선거판에 안철수 신당이 끼어들자 새누리당이 꺼낸 카드가 충청포럼 카드로 보인다. 충청 총선에서 '반기문 효과'를 먼저 검증하겠다는 의미다.
야권의 정계개편 격량 속에서 충청 야권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힘이 달리는 양상이다.
친노의 핵심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을 사수하자는 취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충남권은 비교적 안정적이나 대전은 국민의당 바람이 언제 불어닥칠지 모를 기세다.
대전에서 시작될 '안풍(安風)' 의 진원지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공주 출신)이다. 안철수 의원은 정 전 총리를 사실상 국민의당 당 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등을 이유로 여론을 탐색중이나 내부적으론 그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가 다음달 2일 대전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충청대망론의 구호를 공식화할 경우 그 파장은 충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더민주 지지 세력의 결집도를 흔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3당 구도로 치러질 총선에서 각 당은 충청대망론의 핵심 주자가 누구인지를 유권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훈식 동국대 겸임교수는 “충청 총선의 키워드는 충청대망론을 성사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는 정당과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 투표가 될 것”이라며 “중원을 잡기 위한 각 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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