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와 재계약한 로저스가 19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고향인 도미나카공화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로저스는 이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바로 일본 고치행 비행기에 올랐다. 로저스가 미국이나 도미니카를 떠나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로저스는 외국인 선수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기록하는 등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KBO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한화가 포스트 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로저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시즌 종료 후 로저스 거취에 대한 것이 큰 시선을 끌었다. 로저스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한화의 끈질긴 구애로 190만 달러에 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로저스가 풀타임으로 활약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절반만을 소화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개막부터 뛴다. 로저스는 지난 시즌 150km대의 강속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등 뛰어난 변화구 능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높은 공이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컨트롤을 보여줬다. 더욱이 매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완투형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한화가 5강 싸움을 하는 중에 영입돼 매 경기 타이트하게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풀타임으로 경기에 나서는 만큼 체력 관리가 중요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타자들이 로저스를 경험한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구단들의 전력분석 능력이 크게 발전했고, 국내 타자들의 대응력도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를 치를수록 각 팀이 로저스 대응책을 마련해 대처했었다.
다만, 로저스도 국내리그를 경험했다는 점은 이점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더라도 국내 리그와는 경기 스타일이나 분위기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내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상태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정우람, 심수창, 송신영, 이재우 등이 불펜에 가세한 점도 호재다. 권혁, 박정진, 윤규진과 함께 불펜 운용 폭이 크게 넓어져 상대적으로 이닝에 대한 부담감이 적을 수 있다.
수비에서는 이용규, 정근우, 조인성 등 센터라인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3루수와 좌우 코너 외야수의 수비력이 불안한 만큼 이들의 활약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서는 올 시즌 로저스가 제1선발로 나서 최소 15승, 200이닝 이상을 소화해 주길 바랄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는 지난해 10경기만 뛰고도 6승, 75.2이닝을 소화한 만큼 30경기에 등판한다고 계산하면 18승, 225.6이닝 소화가 가능하다.
한화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는다면 20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는 확실한 선발진을 꾸리지 못했다. 안영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상이나 부진을 겪은 선수들이다. 따라서 로저스가 선발진에서 에이스 역할을 잘 해줘야 한화가 우승에 대한 꿈을 키워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가 올해도 국내리그를 지배하는 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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