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대전시선관위 앞에서 무소속 정구국 동구 예비후보자가 국회의원 선거구 미획정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임시국회내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획정안 협상이 뒷전으로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
이 가운데 선거운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참신성을 부각해야하는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선거구 협상 지연이 정치권 전체 불신으로 이어지며 유권자들에게 같은 취급을 당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한 이유다.
무소속 정구국 대전 동구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는 18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미획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했다.
정 예비후보자는 삭발 후 “동구 선관위 관계자가 선관위가 접수해주고 선거운동도 하게 해줬으니 삭발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도 선거운동하게 권고했다”면서도 “그러나, 예비후보자들에게 (정치혐오와 불공정한 선거룰 등에) 깊은 상처를 내고 있고, 다 빼앗은 강도질을 한 뒤 갈때 차비하라고 몇천원 주는 것과 다를 바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오는 24일까지 여야 간 선거구 획정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5일부터 단식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무소속 고진광 세종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도 지난 12일부터 선거구 획정 합의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당시 성명서를 통해 “여야의 선거구 획정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 위원회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은 계속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헌법에 규정된 대로 이행해야 할 일이며, 규정이 있음에도 편법으로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묵인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라고 힐난했다.
분구가 예상되는 유성구와 천안, 아산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도 선거구 획정 지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새누리당 김문영 유성구 예비후보자는 “선거 자체보다 선거구 획정 여부만 주목되면서 후보자들에 대해 주민들은 관심이 없다”면서 “만나는 주민들마다 물어보는 첫마디가 '획정되느냐'로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다”고 성토했다.
이정원 천안을 예비후보자는 “획정안이 계속 미뤄지다보니 유권자들 사이에서 획정 여부에 대한 의문제기가 많아 되레 진이 빠질 정도”라며 “후보자로서 공약을 만들려고 해도 획정 향배에 지역구가 달라지는 점 때문에 현역 의원에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종학 천안을 예비후보자 측도 “선거구 획정이 안되기에 후보자들 사이에 혼란스러움이 많다”면서 “각 예비후보자들이 등록 후 선거운동하고 있지만 변경 후에 후보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라고 부언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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