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선 최근 농약두유 사건이 발생했고, 전국 자살률 1위 충남은 그 수단 중 3할이 농약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홍성 상수도 농약 사건도 있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부여에서 농약 탄 두유를 마신 7살 어린이 등 3명이 의식을 잃었다. 70대 노인의 홧김 범행 때문이다.
농약사고는 전에도 많았다. 2012년 홍성 금마면에선 250여명이 사용하는 마을 상수도에서 농약이 검출됐다. 물탱크에서 농약병 등이 발견됐고 주민들은 두통과 복통 등으로 치료받았다.
전국적으로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충북 보은, 경북 영천ㆍ상주, 대구, 전남 함평에서 11건의 농약음독 사고가 발생해 모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중태에 빠졌다. 해당 사건들은 대부분 미제로 남았다.
자살도 농약음독이 많다. 충남은 2014년 인구 10만명당 76.2명의 노인이 자살해 전국 1위를 했다. 청소년 자살도 2위다.
2009∼2013년 도내 자살 수단 중 농약음독은 전체 4276건 중 33.3%인 1424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농업종사자가 많아 농약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농촌 농약 관리는 허술해 보인다. 홍성의 농업인 이모(63)씨는 “주변 논밭, 집들을 가보면 쓰다 남은 농약병이 수두룩하다. 한 명의 인명사고라도 막으려면 당장 지자체나 농협, 이장 등이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며 “잠금장치 및 사용기록, CCTV 등이 있는 보관함을 설치해 농약을 위험한 물건으로 인식시키고 구입과 사용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관함 설치는 실제 효과가 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은 자살예방협회와 2010년부터 농약 안전보관함을 지원했다. 경기 화성 등 전국 58개 마을 각 가정에 설치는데, 이후 지난해 4월까지 음독 자살이 발생하지 않았다. 아무데나 뒹구는 농약병을 볼 때보다 잠금 보관함에 있는 것을 보면 홧김 충동심이 억제된다는 설명이다. 대구 달성군도 246 농가에 잠금 보관함을 지원했다.
충남도 역시 농약보관함을 설치 중이지만, 주민들은 한시가 급하다는 성토다. 홍성 상수도 농약 사건처럼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단번에 구별할 수 있도록 제조 시 매우 진한 색과 냄새를 넣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도 나온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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