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지역 일반주유소는 총 84개로 최고치에 달했다. 이는 주유소협회 대전지회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셀프주유소 전환은 매년 증가세다. 2012년 32개에서 2013년 49개, 2014년 76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직원을 쓰는 일반주유소보다 손님이 알아서 계산하고 주유를 하는 셀프 방식이 매출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게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일반주유소 업주들의 설명이다.
일반주유소들의 마진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4%로 적자 수준을 간신히 면할 만큼의 매출을 올리곤 있지만 높은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서비스비용 등을 제외하면 제로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곳이 허다하다.
이런 사정으로 일반주유소 업주들은 인건비라도 줄이고자 셀프주유소로 전환하고 있다. 중구의 한 주유소 업주는 “인건비를 줄여보기 위해 혼자서 손님들에게 주유를 하곤 있지만 하루 12시간 이상 하다 보니 고단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할까 고민중”이라며 “마진율이 적다보니 가족을 직원으로 두는 곳도 있지만 일이 힘들어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매출 하락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자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으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한다. 지난해 11개 주유소가 폐업의 길을 택하고 신규 업종에 발을 디뎠다. 폐업할 비용조차 없어 매수자에게 넘긴 곳도 67곳이나 된다. 주유소 폐업 비용은 주유탱크 주변 토양오염 정화비용, 구조철거비용 등 1억5000여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는 세금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주유소들의 경영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셀프주유소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기름을 사올 때 비용은 똑같다”며 “일반주유소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서비스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마진율은 1%에 가까운 곳이 많다. 세금이 60%가 넘고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도 주유소 업주가 부담하다보니 간신히 운영만 유지하는 곳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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