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두 단어는 단연 '헬조선'과 '수저론'이다.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나온 수저론은 사상최악의 청년 실업과 맞물려 더는 희망을 품을수 없는 청년층의 자조섞인 탄식을 녹아내며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창업을 통해, 그리고 지역 기업들과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성공하는 청년들도 속속 늘고 있다. 병신년 새해를 맞아 본보가 새롭게 추진하는 새해 어젠다, '2016 행복·희망 플러스 충청'의 첫번째 화두로 청년실업극복을 선정했다. 수저론에 갇혀 희망을 포기하기 보다는 청년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을 때 충청의 희망도 한단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대전의 한 4년제 사립대 졸업을 앞둔 김 모(29)씨는 2년간이나 졸업을 유예했지만 이렇다할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고,졸업과 함께 취업준비생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지난 한 해 동안 김 씨가 써본 입사 원서만 50여통이 넘지만 상당수 원서는 서류 전형 문턱도 넘지 못했다.
김 씨는 “대기업만 원서를 낸 것도 아니고 토익이나 학교 성적이 낮은 것도 아니었지만 결국 지방대라는 점, 그리고 이렇다할 스펙이 없는 것이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 같다”며 “졸업생은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고 있어 결국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기로 했지만 이것도 기약이 없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더니 지난해 통계 기준을 변경한 1999년 이후 최고치인 9.2%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연간 고용동향'의 청년 실업률 9.2%는 전체 실업률 3.6%에 비해 3배 가량이나 높다.
그나마 충청권의 청년실업률은 대전 8.8%, 충남 8.2%, 충북 7.2%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지만 전체 실업률보다는 2배 이상 높으며 고공행진중이다.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고용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임금 피크제로 기성세대의 임금을 깎아 그 재원으로 청년 고용을 유도하고, 청년을 고용한 중소, 중견 기업에 세액 공제를 지원하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대전시도 지난해 '대전청년인력관리센터'를 개소해 일자리 상담과 일자리 취업알선 등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들과 경제단체장 간담회, 대학생과의 토크콘서트, 대학창조일자리센터 등 다양한 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용정책이 각 부처별로, 그리고 정부와 자치단체별로 너나없이 추진되면서 상당수 정책이 중복되거나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동안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298개의 고용정책을 시행중으로 집계된 바 있다.
정부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 대책'역시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산업수요에 맞게 학사개편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추진하는 '프라임 사업' 역시 산업수요와 취업률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업추진도 하기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청년취업 관련 정책이 각 부처별로 중복되는 것이 너무 많고 근시안적인 대책이 너무 많다”며 “교육부나 고용노동부 등 실업관련 정책을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수 있는 부처를 지정하고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취업과 연계시킬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