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순 용운도서관 사서 |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커서 사온 문구점 병아리가 있다. “엄마, 나 병아리 키우고 싶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친구도 샀다며 초등학교 3학년 큰딸아이의 말투가 너무나 애절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 사건이 있은 직후 도서관 서가를 훑어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병아리를 잃어 상심한 아이들이 읽고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이 값진 일이지만 힘들고도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하고 싶었었다.
동화를 읽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가? 도서관에서 처음 접해 읽은 후에도 직접 구입하여 집에 소장하고, 아이가 밖에 들고 나가 잃어버리자 또 사 둘 정도로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되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로 분류되어 출판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잘 만들어진 소설 한 권을 읽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화 속 주인공 잎싹은 평생 양계장에서 알을 낳아야 하는 난용종 암탉이다. 그러나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한다. 비록 자신의 알은 아니지만 청둥오리의 알을 품어 의젓한 초록머리라는 이름을 가진 어른 청둥오리로 키워 떠나보내는 과정이 매우 눈물겹다.
양계장에서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힘들고 외롭고 항상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야생의 삶을 삶아야 했지만 '답게' 사는 것,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 진정한 삶임을 일깨워 준다.
김우순 용운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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