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수산분야 인재육성 인프라 탓에 아예 공모에 뛰어들 엄두조차 못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건도(海洋建道)를 부르짖는 충남도의 '민낯'을 드러낸 셈인데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 국내 후보지 선정을 위해 다음달 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에 돌입한다.
2017년 FAO 총회에서 한국 유치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데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을 추진하는 대학인 만큼 사실상 우리나라에 자리잡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학은 FAO 소속 국제기구로 글로벌 수산인재 육성이 목표다.
매년 석박사 과정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 학생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충남 유치 때 해양수산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과 지역 이미지 향상이 기대된다.
정부가 밝힌 후보지 선정 평가기준은 ▲지자체 유치 적극성 ▲재정·행정 지원역량 ▲교육 및 국제협력 가능성 ▲접근성 등이다.
물론, 전국 17개 시·도가 공모에 참여할 수 있지만 결국 부산시와 전남도의 2파전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부산에는 부산수산대 전신인 부경대, 전남 여수에도 수산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FAO 세계수산대학이 학부과정을 마친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산대를 보유한 지자체 가운데 적극성을 보이는 곳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도의 수산분야 인력양성 인프라의 경우 대학은 전무하고 충남해양과학고(전신 대천수산고) 4개학과 100명에 불과하다.
해양수산으로 범위를 넓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준으로 도내 해양수산 학과는 2개대 3개과(한서대 해양스포츠학과, 세한대 해양레저·해양레저장비학과)에 불과하다.
타 시·도의 경우 1개 대학에도 다수 해양수산 관련학과(군산대 11, 경상대 12, 부경대 9)가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열악한 셈이다.
충남도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해양수산 관련 대학 가운데 일부 학과를 도내에 캠퍼스 형태로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FAO 세계수산대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아직 도의 수산 인력양성 인프라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공모 참여는 어려울 것 같다”며 “앞으로 해양수산 관련 대학을 지역에 유치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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