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김병우 “미래 창의융합형 인재 길러낼 것”

누리과정·무상교육 등 재정 위기 교육가족 지혜 모아 슬기롭게 극복

[2016 새해설계]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신년인터뷰에서 행복씨앗학교(혁신학교) 내실 운영, 진로교육 강화, 학교업무 경감, 고교 교육력 강화 등을 내년도 역점 추진 사업으로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충북도의회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임의 편성 추진과 관련,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무상급식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가족의 의견을 들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김 교육감의 새해설계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충북도민들께 인사말씀 부탁한다.

▲새해 아침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장엄의 아침이 열렸다. 붉은 원숭이해의 힘찬 기운과 축복이 여러분 가정마다 넉넉하시길 기원 드린다.

충북교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법고창신의 정신', '요차불피의 자세'로 충북교육 백년의 길로 나갈 터전을 다져 나가겠다. 쉽게 결정하고 급하게 성과를 내려하기 보다 먼 안목으로 교육의 방향을 잡고 함께 손잡고 가는 큰 길을 내겠다.

우리 교육청도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의 특성화와 다양화를 통해 미래 건강하게 이끄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기르고, 우리 사회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난 1년간을 정리해 주고, 소회를 말해달라.

▲지난 1년을 법고창신(法古創新)과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과 자세로 교육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교육' 실현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제가 재판으로 어려운 상황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가족들이 교육활동에 정성을 다해,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교육청 선정, 교육만족도조사 학생·학부모 만족도 1위,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1년 동안 충북교육은 알찬 결실을 거두는 보람과 성취의 한 해였다.

그러나 무상급식, 어린이집 보육료 등 교육재정과 관련해서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마음이 든다. 앞으로 교육재정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교육가족 모두는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정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고, 교원 정원을 감축했는데.

▲획일적인 기준에 의한 인위적인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다만 지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소규모 학교의 적정 규모 육성을 요구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원 정원을 산정하면서 충북은 초등교사 정원이 매년 감소 배정되고 있다. 정원 기준을 학급 수나 농어촌이 많은 지역 여건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구책으로 전담교사 인원 조정, 타시도 일방 전출 교사 및 수석교사 선발 수 제한, 파견교사 감축 등의 대책을 세워 시행하겠다.

-교육감께서는 취임1주년 기념사에서 핵심공약인 '교육공동체 권리 헌장' 제정 의지를 강조하셨는데 지금까지의 추진상황과 이 헌장이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얘기해 달라.

▲교육공동체 권리헌장은 교육 공동체 구성원간의 권리와 책임에 대하여 규정함으로써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서로의 인권과 권리를 균형 있게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공동체 권리헌장 제정을 추진하기 위한 제정위원회를 지난해 6월에 구성해, 선행연구 조사 및 워크숍을 실시했고, 교육공동체 권리헌장 제정을 위한 제1차 공청회를 10월 26일 충북도교육청 사랑관에서 개최했다.

학생 주도 및 참여를 높이고자, 공모를 통해 학생제정위원 15명을 모집했으며, 학생인권 및 관련 법령 교육 등의 주제로 5주간의 학생제정위원 워크숍을 실시했다.

11월 28일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학생공청회를 개최하여, 제1차 공청회의 의견 수렴 결과 및 학생·학부모·교원 457명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교육공동체 권리헌장 시안을 발표했다. 이후 교원 및 학부모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2016년 5월 교육주간에 교육공동체권리헌장을 선포할 예정이다.

-올해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 지난 3년간 시범 운영 기간 많은 성과가 있었다. 학생들의 학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사들에겐 수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시기였다.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기반을 조성하고 양질의 체험처를 적극 발굴할 것이다. 학습공동체 운영과 다양한 연수 등을 통해 교사와 학교 현장을 지원할 것이다. 충북은 거의 모든 중학교가 1학년 2학기를 선택한 만큼 1학기에 철저하고 완벽한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

-선거법 위반의 족쇄를 풀었다. 다시 돌아보면.

▲지난해 11월 선거법 관련 마지막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90만원이 선고되면서 1년 반의 송사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일곱 번의 판결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결같이 충북교육의 안정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내려주신 선물로 받아들인다.

'함께 행복한 교육' 실현을 위해 온 정성을 쏟는 것으로 도민에게 보답하겠다.

-이제 김 교육감이 진보 교육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데.

▲이제까지 학교 현장(교사)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았으나, 학교 현장(교사)은 개혁을 이끌 주체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학교공동체의 민주적, 자발적, 협력적 문화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교육 개혁이다. 모든 정책의 바탕은 학교장의 자율적 경영을 뒷받침하는 민주적 교육 공동체를 지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참여, 소통, 협력의 학교문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학교를 성장시키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높여 갈 것이다.

학교 단위 학습공동체 지원, 과정중심의 평가 연수 활성화, 수행평가 및 서술형(논술형) 평가 확대,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활성화, 민주적인 학생자치문화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파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충북도의회의 예산 편성 요구는 도민의 편에 서지 말고 중앙정부 입장에서 정해진 방향으로 가라고 하는 느낌이다. 학생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도의회가 강제로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버티기밖에 없다. 본회의에서 부동의 입장을 밝힌 뒤 그래도 의회가 의결을 강행해 관련 예산을 세우면 재의 요구, 대법원 소 제기 등 절차를 밟겠다. 도의회가 임의로 예산을 편성하면 의결 사항은 유효하지만, 집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무상급식비가 도와의 갈등 끝에 91억원 모자라게 편성됐는데.

▲도가 민선 6기 동안 식품비의 75.7%만 지원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에 대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무상급식은 쌍방의 합의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5대 5로 분담키로 한 무상급식 합의 정신과 원칙이 훼손되는 것이 염려스럽다. 분담률 후퇴로 교육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교육가족의 의견을 들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대안교과서 제작을 추진하는데.

▲ 정확하게 표현하면 대안교과서가 아니라 장학자료 개발이다. 현재 전북교육청을 중심으로 일부 교육청이 공동으로 TF를 구성해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사전에 장학자료 개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TF에 참여하지 않는다. 장학자료가 개발되면 우리도 활용할지에 대한 검토를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도민 여러분께 당부말씀.

▲지난 해 우리교육청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육의 각 분야에 정성을 쏟아 도 단위 최우수 교육청에 선정되는 등 교육 희망의 높이를 키우기 위한 터전을 착실하게 다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찾아주는 일,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는 일, 교사들에게 보람을 찾아 주는 일, 학교에 신선한 활력을 주는 일, 지역사회에 믿음을 주는 일은 교육가족 모두의 지혜와 협력으로 이뤄 가야 한다.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 교육청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나누는 교육 거버넌스를 통해 충북교육에너지를 더욱 높여 가겠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