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 고문은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더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권 고문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표를 향한 쓴소리다.
그는 또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됐다”고 규정하며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권 고문은 1963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53년동안 한번도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에만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 20여명도 권 고문에게 탈당 권한을 위임해 함께 탈당 수순을 밟았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옛 민주계 전직 의원들과 함께 14일 오전 탈당 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탈당하면서 지역내 야권에서도 다시 한번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있다.
권 고문의 탈당에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내 오랜 기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온 고문 등의 원로당원들 사이에서는 탈당 여부를 고심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당장, 권 고문이 축사차 참여키로 한 유배근 전 지역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적지 않은 원로당원들이 찾은 것이 이 방증으로 보인다.
권 고문의 탈당에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역 의원도 있다는 말도 나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탈당 의사를 피력한 구민주계 측 지역 인사는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발기인에 참여한 유 전 위원장 뿐이고 원로당원들 수가 많지 않은 당내 사정을 감안하면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노장년층에 당의 여론을 대변해온 세대의 이탈은 새누리당에게 더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워 속단은 금물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권 고문의 탈당에 대해 “우리로서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권 고문은 탈당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하나가 되어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라는 유지를 남기셨다고 밝혔다. 그런데 분열의 길을 선택한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온갖 풍상을 견뎌온 우리당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라며 “이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찾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강우성·서울=오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