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현재 대전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388원으로 한 달전(1431원)보다 43원 하락했다. 세종도 같은 기간 1459원에서 1413원으로 46원, 충남은 1452원에서 1404원으로 48원 떨어졌다. 대전은 2009년 1월 22일 이후 최저치며, 충남은 2009년 1월 28일 이후 5년여 만이다. 세종은 집계를 시작한 2012년 11월 16일 이후 가장 낮다.
이처럼 기름값이 착해진 데는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8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베럴당 29.11달러로 전날보다 1.15달러 상승했지만 30달러 선을 넘지 못했다. 30달러 선이 붕괴된 것은 2004년 4월 7일 29.92달러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들은 국제유가 반영분에 따라 기름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곤 있지만 주유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기름값의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나가서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로 나눠진다. 교통세는 529원이 부과되며 교육세는 교통세의 15%, 주행세는 교통세의 26%를 내야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금액에 부과세 10%를 붙이면 유류세가 완성된다. 경유의 교통세는 375원으로 나머진 동일하다. 가령 휘발유를 리터당 1400원에 주유하면 60%가 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대전지역 주유소 업주들은 세금이 워낙 높다보니 손에 쥐는 돈이 얼마 안 된다고 푸념이다.
중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 씨는 “5만 원 중 3만 50원은 세금으로 나가고 손에 남는 금액은 얼마 안 된다”며 “여기에 인건비, 임대료, 카드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유지하기도 벅차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금대신 카드를 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수수료에 대한 압박도 심하다. 주유소는 세금을 뺀 순이익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결제한 전체 금액에 대한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충남지회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더라도 세금이 고정적으로 나가다보니 주유소 업주들의 주머니 사정은 열악해져 간다. 마진율도 3~4%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세금까지 포함시킨 카드수수료 납부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회원들의 앓는 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주유업계는 앞으로 기름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제품에 반영되기까지 3~4주가 걸려서다. 그러나 세금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가격은 미지수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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