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돌던 '충청대망론'이 가시화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며 충청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타계한 지난해 4월 9일 이후 충청포럼은 김현일 수석부회장(음성 출신) 체제로 운영돼 왔다. 2000년부터 성 전 회장이 포럼 회장을 맡아왔다.
회장 공석 상태가 9월째나 되자 충청포럼 인사 20여명은 지난 6일 서울 명동의 한 중식당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전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친박계 핵심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 청양 출신)을 회장으로 추대하고, 윤 의원도 회의 말미에 참석해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복수의 모임 참석자가 전했다.
회장 취임은 설 명절 전에 하고 인천지역에서 충청포럼 총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의 회장 취임설은 지난 연말부터 충청포럼 북부지부 송년회에 초청돼 특강을 하면서 충정 정가를 중심으로 군불이 지펴지기 시작했다.
친박 핵심 실세인 윤 의원은 청양 출신이면서 대전중앙초등학교를 잠시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충청청년연합회 자문위원, 재인천청양군민회장, 재인(인천) 충청도민회 부회장을 맡았다.
출향 인사들은 윤 의원의 회장 추대 움직임에 다소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청 서열'상 이른 감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 의원의 지역 연고성이 그리 짙지 않다는 것도 핸디캡이다.
충청향우회장인 오장섭 총재(69), 충청 출향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 임덕규 총무(80)와 비교할 때 윤 의원(54)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다는 게 출향 인사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 잠룡 그룹인 이완구 전 총리와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 포스트 JP를 꿈꾸는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시침'에 맞물려 충청대망론의 '대선 시계'가 연동되는 형국이 되면서 윤 의원의 충청포럼 회장 취임설은 충청 야권의 정계 개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친박인 윤 의원이 직접 나서 여권의 총선 승리를 담보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유는 '이완구 대망론'이 꺾이면서 충청 총선을 이끌 새누리당의 리더 부재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의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정운찬 전 총리처럼 윤 의원도 '지역 밀착형'인사와는 윤 의원이 거리감이 있어 총선과 대선 정국을 돌파하는 힘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서울=황명수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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