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남의 '알몸셀카' 인터넷 공개, 성범죄 처벌못해”

다른 사람의 나체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더라도 피해자의 '셀카'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1일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나체사진 공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다.

50대 남성인 A씨는 헤어지자는 내연녀에 앙심을 품고 나체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남성이 인터넷에 공개한 나체사진은 휴대폰으로 촬영해 피해여성으로부터 전송받은 나체사진이었다.

1·2심은 유죄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그 나체사진을 피해여성이 직접 찍어 보내준 것이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나체사진은 피고인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이 아니므로 성폭력처벌법의 촬영물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는 없다. 원심은 나체 사진이 성폭력처벌법의 촬영물에 해당함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는데, 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및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