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에 없는 메뉴 탓인지 주변 식당과 달리 사람이 몰린다. 그런데 20개 테이블, 40여명의 손님이 식사가 한창인 이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은 두 명뿐.
주방에 아주머니 1명, 홀에 여고생 1명만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문제는 인력이 부족해 더러워진 상은 치워지지 않고, 주문한 음식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참다못한 손님들이 직접 상을 치우고 음식을 재촉하지만, 제공되는 음식과 그릇들을 보니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
그릇과 물컵, 숟가락엔 고춧가루 등 음식물 찌꺼기가 묻고 김치 등 반찬들은 윤기 없이 바싹 말라 있기 때문이다.
함께 온 자녀들에게 먹이기는 도저히 무리였다. 이후 저녁시간 내 삼삼오오 40여명의 손님들이 더 찾은 이 식당은 곳곳에서 항의하는 소리만 들렸다.
#2. 마찬가지로 내포신도시 한 식당은 점심시간이 인기다. 그런데 최근 공무원 등 주민들은 황당한 일을 자주 겪는다. 좀 바빠져 주방 일손이 부족하면 “무조건 메뉴를 통일해야 한다”는 식당 주인의 엄포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손님들은 먹기 싫은 메뉴로 통일, 더부룩한 배를 부여잡고 업무에 복귀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신도시에 식당이 적어 그 음식점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인력부터 줄여 긴축경영하는 업주들 때문에 손님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불편은 참을 수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위생상태가 항상 엉망인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학생들이 힘들어도 참고 일하는 이유는 “어딜 가든 똑같아서”다.
그나마 나은 곳은 최저임금 보다 시급 970원을 더 주는 사업장이다. 하지만 이 사업장도 악덕업주인 것은 마찬가지.
한 업주는 “최저시급 6030원을 주고 두 명의 알바를 쓰느니 한 명에게 7000원을 주는 게 서로 이익이다”고 했다.
학생 주머니 사정을 공략한 업주들의 악랄함에 고된 노동 역시 해결 기미 없이 악순환 되고 있었다.
한 여고생은 “매일 바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평할 순 없다. 시급이 세서 일도 계속 하고 싶다”면서도 “사장님이 알바를 더 구한다고 해놓고 구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알바를 더 구하지 않는 대신 사장님 부부가 도와준다고 했지만, 무슨 일인지 사장님은 매일 바쁘고 매일 아프다. 결국 일은 나 혼자 한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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