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씨는“필리핀 영어캠프는 여러 영어권 캠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짧은 시간에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2. 학부모 김선경(45·유성구 관평동)씨는 방학을 맞은 자녀를 위해 몇 곳의 영어 학원을 알아보다 수강료를 알고 혀를 내둘렀다. 김 씨는 “영어캠프를 보내려면 한 달 생활비를 다 부어야 한다”면서 “대신 영어 단과학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이마저도 만만찮은 비용이다”라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맞은 학부모들이 영어 사교육비로 한숨을 쉬고 있다. 10일 대전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해외 영어캠프를 비롯해 단과학원 등이 학생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영어캠프의 경우 영어 선행학습 방법으로 관심을 받고 있자 대기번호를 받아야 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항공료를 제외한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 영어캠프는 한 달에 500~600만원선이다. 필리핀도 300만원 이상으로, 한 학기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해외 영어캠프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는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과 남들 다하는데 뒤쳐질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빠듯한 살림살이 탓에 영어캠프를 보내지 못한 일부 학부모의 상대적인 허탈감도 컸다.
이민희(37·대덕구 신탄진동)씨는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영어캠프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냐”면서 “초등학교 아이가 둘이다보니 학원비만 해도 한달에 60만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지역 초·중등 영어학원 상당수가 한 달에 25만원부터 30만원의 수강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어캠프와 비교하면 '최대 25배'의 금액 차이가 나는 셈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원어민과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잘 활용하는 등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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