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최후 진술을 했다.
특히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를 인용해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돈박스가 담겨 전달된 것처럼 알려진 ‘비타 500’의 실체는 사라졌다고 강변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1년 구형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소된 후 6개월 만에 나온 구형이고 쟁점이 많아 준비기일 3차례를 비롯해 8차례 공판 진행 끝에 구형이 이뤄졌다.
충정정가의 관심은 이 전 총리의 4월 총선 출마 여부다.
이는 재판부의 선고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검찰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오는 29일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다고 해도 검찰이 항소 진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법조인들이 많다.
구형 1년이 과한 것 아니냐는 전망 속에서 한 법관 출신 변호인은 “건네진 돈이 고액이 아니고 선거비용에 보태라는 것이어서 불법성이 크지 않다”며 집행유예를 점쳤다. 다른 변호인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예상했다.
문제는 1심 재판부의 유무죄 선고와 별개로, 검찰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내린다 해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당헌 당규에 따르면 같은 당 후보로 공천 신청을 하기 위해선 당원권을 유지해야 하나, 이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기소된 후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현 상태(기소)로는 공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당원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고, 법원이 무죄를 내리는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가능하다.
새누리당 공천은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완료할 것으로 보여 이 전 총리의 공천 문제는 ‘시간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항소이유소를 재판부에 20일 내로 제출해야 하고, 관련 절차가 개시되는 시점을 고려하면 한 달이 넘어서야 2심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3월 들어 재판이 개시되면 4월 총선 전까지 항소심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 추측하는 무소속 출마에 대해선, 현 정부 들어 국무총리와 여당 원내대표를 한 이 전 총리가 탈당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이 전 총리는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 한다. 법정에서 무죄 뿐 아니라, 선거에 나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의치 않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공주와 부여 청양이 합구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새누리당에선 정진석 공주 당협위원장,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수현 의원이 이 전 총리의 지역구의 부여 청양에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 후보 모두 이 전 총리를 뛰어넘는 행보를 보여 ‘그’가 빼 보일 카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부여의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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