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은 대전시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대전시가 올해부터 역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스포츠 마케팅 정책에 악영향은 물론 그동안 여자축구단이 지역에 있음으로 해서 발생한 각종 혜택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5일 대전시와 시 체육회에 따르면 대전시와 스포츠토토 구단간 연고지 이전과 관련 이날까지 정식으로 주고 받은 공문은 없지만, 연고지 이전은 확정된 상태다.
대전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이 연고지를 옮기된 계기는 대전시의 무관심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시는 지난 2013년 말부터 당시 충북에 연고를 두고 있던 스포츠토토 구단과의 꾸준한 접촉 끝에 2014년 2월 연고지를 대전으로 옮기기로 협약을 맺었다.
문제는 협약 당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대전시가 정작 연고지 이전 후에는 약속과 달리 훈련장 사용 등 프로구단 운영에 가장 기본적인 것 조차 원활하게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전스포츠토토는 한밭종합운동장을 주경기장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해당 경기장은 남자 코레일 축구단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일반 시민에게 대여했으며, 사계절 잔디구장의 특성상 매일 사용할 수 없다 보니 훈련을 통해 실력을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구단 측은 시에 수차례 전용 연습장을 확보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어떻게든 지원을 하려는 움직임 보다 여건이 안 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것.
시의 무관심은 이 뿐만이 아니다. 독립된 건물의 숙소 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은 대전에 연고를 둔 2년 동안 원룸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구미시는 선수들이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축구장, 선수들을 위한 클럽하우스, 구단 운영비 지원 등을 제안했고, 대전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단측에 아무런 약속초자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구단은 구미시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전지훈련 유치 등 스포츠 마케팅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는 지난해 여자축구단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중국 여자 프로 축구 1부 리그 '창췬따중쭤위에' 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했다.
당시 창췬따중쭤위에 팀은 대전스포츠토토와 5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지며 10일 간 머물렀고, 29명으로 구성된 전지훈련팀이 대전을 찾은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뒀다. 그러나 구단의 연고지 이전과 함께 전지훈련 유치의 이점과 지역경제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와 함께 스포츠토토 구단은 그동안 지역에 연고를 두면서 대덕대 여자축구팀에 예산을 지원하는 등 선수들과 지역에 환원사업을 펼쳤지만, 이마저도 사라지게 됐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연고지를 부산으로 가려는 삼성화재배구단을 대전에 유치할 때 전용구장을 지어 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스포츠토토 구단을 시작으로 다른종목도 타지역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있는 구단도 떠나는 상황에서 어떤 구단이 대전으로 오려고 하겠느냐”면서 “타 시ㆍ도는 프로팀이 오면 전담 직원이 붙어서 불편한 것은 없는 지 관리를 하고, 즉각 조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전도 이런 마케팅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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