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10년 12월 26일 대구 수성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황모(58)씨가 눈길에 미끄러졌다. 낙상으로 머리를 크게 다친 황씨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뇌출혈로 1시간만에 숨졌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낙상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낙상으로 팔·다리 골절상을 입기 쉽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보행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안전처가 최근 3년(2012~2014년)간 '아래팔 골절 환자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월에 발생한 낙상환자는 14만6333명으로 월별 중 가장 많았다.
12월과 2월에도 각각 14만3190명, 14만2956명의 환자가 발생해 겨울철에 낙상환자가 집중됐다. 아래팔 골절은 넘어질 때 바닥을 손으로 짚으면서 주로 입게 되는 부상을 말한다.
1월 한 달간 발생한 낙상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환자의 43%를 차지했다. 노년층이 낙상사고에 가장 취약한 셈이다. 전체 환자 중 60대가 3만219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70대(2만3530명), 50대(3만4571명), 40대(1만1688명)가 뒤이었다.
고령자는 낙상으로 엉덩이와 다리를 연결하는 고관절에 골절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고관절 골절은 식욕부진,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1년 이내 사망률이 25%에 이른다.
그렇다면 낙상사고 예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외출 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추위로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기 위해서다.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은 평소보다 10~20% 줄여 종종걸음으로 걷는 게 안전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휴대폰 통화는 삼간다.
넘어졌을 때 대처도 예방법만큼이나 중요하다. 주변 시선 때문에 일찍 일어나기보단 천천히 몸을 일으킨 다음 다친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율 교수는 “어르신들은 낙상 후 큰 통증을 느끼면 바로 병원을 찾지만 통증이 약하면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이 병원을 가야한다는 의지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보호자의 관심도 중요하며, 외출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종종걸음으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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